교대 근처의 회사를 그만뒀지만 이상하게 계속 교대에 약속이 잡힌다. 벗어날 수 없는 인생이려나.
오늘은 얻어먹으러 간 자리인데 역시나 음주와 관련하여 센스가 넘치는 형과 만나서 정말 괜찮은 가게를 알게 되었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이 집은 "주인장 메뉴"란 것이 있는데 이걸 먹으러 가야 하는 집이다. 가격은 이 날 계산을 안 해서 정확하지 않지만 9만 원을 낸 것 같다고 한다. 주문 전에 물어보는 센스.
가게 유리에도 붙였듯이 제철 생물을 받아오는 곳이라 그런지 해산물이 괜찮다. 그에 비해서 국물 요리는 개인적으로 별로였으니 국물이 땡기면 얼른 2차로 옮기는 것을 추천한다. 테이블이 별로 없어 기다려야 할 수도 있는 것과 옆자리 대화 소리가 크게 들린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반대로 포장마차의 느낌에 소규모로 진하게 먹을 수 있다.
술에서 주로 이익이 나는지 술을 주문하지 않는 테이블은 사양한다고 써놨다. 가게 자리도 좁고 밥을 먹을 분위기는 아니라서 십분 이해가 된다. 이 집 단골인 오늘 술자리의 마스터께서 메뉴판에는 없는 "주인장 메뉴"를 주문하였다. 여러 해물이 나와서 그런지 시간이 조금 걸리는데 그동안 소주잔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밑반찬을 주신다. 그렇게 콩나물국과 어묵에 소주를 쭉쭉 들이켜다 보니 안주가 나왔다.
몸이 이상한지 굴이 이상한지 서울서 굴을 먹으면 자주 탈이 난다. 그런데 가운데 떡하니 굴이 나와서 걱정을 했는데 먹은 다음날 아무런 탈이 없다. 회전율이 좋으신지 정말 좋은 굴만 가져오시는지 이것만으로도 엄지척. 회를 잘 몰라서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서울촌놈 입맛에는 비린 것도 없고 맛만 좋다. 서빙해주시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시는데 이미 소주가 한껏 되어서 한 귀로 흘렸다. 블로그 이름에 집중력이랑 아는 것도 없는 블로그라고 써야 할 것 같다.
3인이 먹다가 4인으로 늘어나서 양이 조금 부족했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남자 셋이 먹으면 딱 좋은 양이다. 해물이 좋은 집을 찾는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집이라 생각되는 게 주변 사람들이 죄다 각자의 사투리를 쓰면서 소주를 거하게 먹고 있다.
그 뒤로 좀 부족해서 가리비찜과 라면을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국물이 시원하지 않다. 입 맛이야 다들 다르니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조금 아쉬운데'란 생각이 나처럼 들 수 있으니 회 위주로 주문하는 게 어떤가 싶다. 어찌 됐든 이 집의 대표 메뉴는 회와 보쌈이니깐.
해산물을 괜찮게 하는 집이 의외로 강남쪽에 없다. 참치회는 유명한 집들이 있지만 의외로 횟집은 그냥 그렇다. 이런 특징이 있는 강남에서 이모네해물보쌈 집은 좋은 해산물을 먹기에 손에 꼽을 수 있는 집이다. 웨이팅, 좁은 공간만 버틸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