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을 설렁설렁 걷는데도 한 번은 쉬고 싶어졌다. 그러다 동백꽃 군락지 근처에서 지붕 위에 특이한 조형물이 있어서 눈길이 갔는데 이 부근에서 커피로 유명한 와라와랑이었다. 한 번은 마셔보고 싶은 곳이라 지체 없이 들어갔다.
제주 로컬 카페답게 귤을 이용한 음료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귤로 만든 음료를 안좋아해서 난 아인슈페너를 주문했다. 그리고 이 집에 오면 꼭 먹어야 한다는 찰떡구이도 주문했다.
가게 안쪽 창가쪽 바 테이블에서 바깥을 보는 풍경이 좋다. 아쉽게도 사람들이 워낙 많아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다. 올레길 중간에 있는 카페답게 혼자 온 사람도 많고 커플도 많다. 음료는 제각각이지만 다들 찰떡구이는 하나씩 두고 먹는 모습이 재밌다.
커피가 나오고 한 모금 살짝 먹어봤는데 정말정말 부드럽다. 서울에서도 이렇게 제대로 온도와 부드러움이 갖춰진 아인슈페너는 먹어본 적이 없다. 커피 자체도 맛이 좋은데 크림과 함께 먹으니 입 안에 계속 머금게 하고 싶은 맛이다. 제주 카페들은 풍경으로만 승부를 하지 커피는 어딜 가나 비슷했는데 와라와랑은 커피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찰떡구이는 콩가루가 달달하고 고소한 것이 빈티지 감성으로 먹는다. 오래 걸어와서 그런지 절반까지는 잘 들어가는데 그 후부터는 목이 마르기도 하고 조금 금방 질린다. 2인이 한 접시 먹으면 딱 좋지 않을까 싶다.
컵이며 접시며 스푼까지도 특색이 없는 부분이 없다. 올레 5코스를 걸으면 다른 스폿처럼 꼭 들려야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이야기가 괜히 생긴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