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식당들이 전부 수리 중이라 점심을 먹을 곳을 찾지 못했다. 네이버 지도 이용해서 겨우겨우 찾은 곳이 공새미 59인데 가게가 보기도 좋고 맛도 좋다.
가게에 들어서면 고양이 관련한 그림들이 눈에 띄는데 아니나 다를까 모델로 보이는 고양이가 볕을 한껏 느끼면서 마당에 누워 있다. 가게가 전체적으로 조용하면서 느긋한 분위기에 주인아저씨만 홀로 바쁘다.
대부분이 덮밥 아니면 보말 칼국수를 먹고 있어 뭘 먹을까 고민하다 간장 덮밥을 골랐다. 아무래도 제일 자신 있는 시그니처이니 젤 먼저 썼겠지란 아주 단순한 생각에 선택했다. 가격은 서귀포시 유명 가게들과 가격이 같으니 시골동네 치고는 조금 비싼 느낌이다. 하지만 역시 이 정도 가격을 적은 곳은 제주 토박이 식당과는 다르게 플레이팅과 그릇이 다르다.
손님이 가득 차서 그런지 음식이 꽤나 오래 지나고 나왔다. 가장 저렴한 8천 원짜리 덮밥이라서 전체적인 양이 부족한 편이지만 고기는 넉넉히 들어갔다. 하지만 그 외 반찬들이 간단해서 먹고 난 뒤에 배가 여전히 고파 디저트를 먹었다. 간장 베이스로 한 덮밥은 달달해서 맛이 좋다. 샐러드는 소스의 상큼함이 너무 강해서 다른 맛이 전혀 안 느껴질 정도다.
이 집의 장점은 음식의 맛도 맛이지만 음식을 정갈하게 보여주는 세심한 플레이팅과 인테리어다. 일본 느낌의 그릇과 아기자기한 플레이팅이 일본 가정식 식당이라는 느낌을 준다. 제주스럽지 않은 게 아쉬울 수도 있지만 그것이야 주인장 마음이니 이쁜 한 상에 만족한다.
인테리어는 사진을 계속 찍게 정말 잘 꾸며놓았다. 인스타 맛집이라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구석구석이 예쁘다. 한쪽 구석에 파는 물건들도 있는데 직접 만드시는 것이라면 음식만큼이나 손재주가 상당하시다.
여행 와서는 맛만 맛있다고 맛집이라 할 수 없다. 특히나 요즘엔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인테리어도 갖춰야 하는데 맛도 나쁘지 않고 좋은 사진들을 담아 갈 수 있는 곳이라 여행 중에 들리기 좋은 집 같다.
집 근처다 보니 몇 번 더 오게되었다.
오늘은 보말칼국수를 시켜봤는데 면이 조금 덜 삶아진 느낌이다. 서귀포 맛집이라기보다 동네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인테리어가 예쁜 집이다. 음... 그래도 간장 덮밥을 추천한다. 덮밥은 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