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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6코스를 다 돌고 나니 밥 먹을 시간이다. 푸짐하게 저녁을 먹어야 하지만 빵 집하는 친구가 서귀포에서 꼭 들려서 크로와상을 먹어야 하는 가게가 있으니 시간이 되면 가라는 것이 생각났다. 빵도 탄수화물은 빨리 채워주니깐 괜찮겠지란 생각에 1km를 더 걸어서 '겹겹의 의도'에 갔다.
지도 앱을 통해서 검색하면 '겹겹의의도' 라고 나와 이게 도대체 뭔 뜻일까 궁금했는데 중간에 띄어쓰기가 하나 있다. 띄어 써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대충 뭐 크로와상이 겹겹이 쌓인 빵이니 '우린 크로와상에 대한 의도를 가지고 만든다' 뭐 이런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가격은 평범하다. 먹기 부담없는 가격이라 2개를 주문하고 2개를 포장해 가기로 했다. 먼저 너무나도 궁금했던 크라상을 주문하고 달달한 게 먹고 싶어 뱅 오 쇼콜라를 같이 주문했다. 빵엔 우유가 빠질 수 없기에 우유도 추가. 포장할 빵은 크로크무슈와 앙버터를 주문했다. 늦은 시간에 방문을 해서 빵이 많지가 않았다.
글을 보는 사람이 맛있는 크로와상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상상을 해본다면 겉은 바삭하고 안쪽은 부드러운 빵이 크로와상이 아닐까 생각했을 것이다. 겹겹의 의도의 크로와상이 딱 그런 빵이라고 보면 된다. 겉은 바삭함이 아니라 강도를 올리는 재료를 발랐는지 잘 부서지지 않는다. 하지만 씹으면 반전이 펼쳐진다.
대개 맛없는 빵집은 빵이 맛있게 느껴지도록 하기 위해 크로와상도 달게 만든다. 하지만 식감에 자신이 있는지 단맛이 거의 없다. 그저 밀로 만든 빵의 맛만 전해진다.
뱅 오 쇼콜라는 비슷한 식감에 초콜릿으로 단맛을 넣었다. 무슨 초콜릿인지 모르겠는데 몇 개 넣지도 않은 초콜릿이 정말 진해서 내용물을 봤을 때 좀 실망했다가 금방 기분이 좋아졌다.
앙버터와 크로크무슈는 집에 와서 먹어서 그런지 맛이 조금 떨어졌다. 역시 빵은 바로 먹는 게 최고다. 그래도 이틀이 지나 먹었지만 식감은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가게에서 먹었을 때보다 80% 정도만 떨어진 것 같다. 거기에 집에 가서 이렇게 이렇게 해서 드세요라고 알려준 것을 깡그리 다 무시했으니 할 말이 없다.
서귀포에 왔는데 빵을 좋아한다면 그것도 크로와상을 좋아한다면 꼭 들려야 할 집이다. 몇몇 가게들이 제주에 오면 들려야 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서울의 유명 빵집보다 못하다. 하지만 겹겹의 의도만큼 크로와상을 잘 만드는 빵집이 있을까 싶다. 이 집은 나도 제주에 오면 꼭 들려야 하는 집으로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