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미영이네를 포스팅 할 수 있게 되었다. 항상 포장만 해가는 바람에 제대로 사진을 찍을 기회가 없었는데 애들이 놀러오는 덕에 처음으로 자리에 앉아 고등어회를 먹었다.
제주 서귀포가 갈치가 유명하다면 모슬포 쪽은 고등어와 방어가 유명하다. 바람이 워낙 쎄서 "못쓸포"라고 사람이 별로 없는 곳이었는데 고등어는 잘 잡혀서 맛이 좋다고 한다. 제주도는 작은 섬인데도 동서남북 각자 특징이 있다.
여하튼, 고등어가 잘 나는 모슬포에서도 고등어회는 미영이네를 최고로 쳐주는데 그 이유는 함께먹는 초대리가 들어간 초밥용 밥과 양념된 야채가 고등어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주변의 식당들도 비슷하게 만들어 팔지만 심지어 반찬도 더 주는데 개인적으로는 뭔가 조금 부족하다. 미영이네 주변의 모슬포항 식당은 방어로 맛집이니 겨울에 방어 먹으러 오는 편이 좋다.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줄을 굉장히 오래 서야 한다. 눌렀을 때 10명이 넘는다면 30분은 족히 넘어간다고 봐야한다. 따라서 이전에 포스팅했던 글라글라 하와이에서 해물찜을 가볍게 먹고 (3~4인이 해물찜 하나) 돌아오면 거의 시간이 맞는다. 본인이 먹성이 좋다고 생각하면 4인에 '대'자를 하나 시키고 한 번에 많이 못먹는다면 '소' 하나 시키면 딱 적당하다.
드디어 밑반찬이 나오고 고등어회가 나온다. 회 나오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벽에 걸린 설명서대로 쌈장에 한 번 먹어보고 그 뒤엔 김에 이것저것 올려서 먹는다. 가격에 비해 밑반찬을 몇 개 내놓지도 않는데 그 하나하나가 참 고등어랑 잘 맞는다.
고등어탕은 호불호가 좀 있는 편인데 나는 불호에 걸렸다. 시래기국 비슷한 맛인데 이런 류의 국을 안좋아해서 조금 맛보고 먹지 않았다. 들깨향이 나는데 신기하게도 들깨를 넣지 않았다고 한다. 좋아하는 사람은 이 국에 소주 1병 바로 때릴 정도로 좋아하니 제발 본인 입맛과 맞기를 기도하며 먹어보길 추천한다.
오래 기다려야하지만 산방산, 용머리 해안, 송악산을 구경했다면 모슬포에 와서 꼭 미영이네 고등어회를 먹어야 한다. 겨울이라면 주변에서 방어까지 먹어야 하니 최소 2박은 해야한다. 글라글라 하와이에서 하와이안 해물찜까지 먹는다면 먹는 것만으로도 다른 동네를 갈 필요가 없다. 주변에 호텔이 신통치 않은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중문까지는 택시와 대리가 잘 잡히니 걱정말고 저녁은 모슬포항으로 가도록 하자.
아참 주의점이라면 인기가 워낙 좋아서 오후 10시까지 한다고 되어있지만 오후 8시가 넘으면 아예 예약조차 불가할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보고 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