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년살이 마무리하는 일년살이 팁

제주 1년살이 마무리하는 일년살이 팁

Domestic trip/22:서귀포 위미에 있습니다

2023-04-09 00:25:01


20년 11월부터 21년 11월까지 제주 살이를 해봤다. 처음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에 가서 거의 대부분 제주에 있다가 8월에 회사를 옮기면서 친구들에게 방을 빌려줬으니 정확히 말하자면 1년 살이는 아니다. 그래도 조언까지는 아니지만 느낌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정리하는 김에 몇 가지 주제로 글을 써본다.

제주에서 차는 필수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면 알겠지만 제주는 차가 없으면 굉장히 살기 힘든 곳이다. 방을 빌린 동네에서만 몇 날 며칠이고 있겠다면 없어도 괜찮지만 마트도 가야 하고 여행지도 간간히 가주려면 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차를 제주에서 빌리려고 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서울에서 가져오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차를 굉장히 아끼는 사람이라면 바닷바람 때문에 가져오지 않는 것을 추천하지만 그런 사람은 1년 살이 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대신 차를 가져오고 자주 자동 세차장에서 세차를 해야한다. 차든 전자제품이든 제주에 오면 금새 낡는다.

차를 가져가기로 했다면 옷가지 같은 짐들을 최대한 차에 싣고 차를 탁송으로 보내고 사람은 따로 비행기 타고 오면 비행기에 내리자마자 차를 받을 수 있다. 탁송업체에서 고객들이 바로 여행이나 이동할 수 있게 스케줄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으니 이런저런 걱정하지 말고 탁송을 맡기자. 비용은 2023년 기준 편도 30만 원 정도이다.

주차는 한라체육관에

제주에서 잠깐 서울에 가야 할 때가 있다. 차를 가지고 공항을 가기에는 비용이 너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럴 땐 제주시 한라체육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택시나 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에 가서 서울에 다녀온다. 물론, 무료이기 때문에 자리가 거의 없다 시피하니 새벽에 가거나 미리 가서 세워야 한다. 그래도 넓으니 기다리다보면 어떻게든 한 자리는 생긴다.

체육관에 가보면 알겠지만 어디가 주차구역이고 어디가 길인지 조금 헷갈리는 구역이 있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이 근처에 소방서가 있기 때문에 소방구역에 잘못 세우면 딱지와 함께 견인조치 당할 수 있다.

서비스는 서울에서

제주에서 제대로 된 의자와 책상 없이 장기간 일을 하다 보니 몸이 안 좋아져서 운동을 다녔다. PT를 받았는데 금액은 서울과 동일하다. 다만 운동을 알려주는 능력은 서울 기준으로 주니어정도라 생각된다. 특히 부상과 관련하여 신뢰가 가지 않는다. 질문하면 그때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대답을 하는 것이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맛 좋다는 레스토랑(대체로 파스타를 파는)에서 음식을 먹어보면 서래마을이나 연남동보다 나아 보이지 않은데 가격은 5천 원 정도 더 비싸다. 뷰가 좋아서 그런가 싶다가도 땅 값이라면 세상 어디에 내놔도 비싼 서울보다 비쌀까 싶기도 하다. 회와 제주 해산물로 만든 음식이 아닌  제주 음식은 대체로 기대보다 별로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서울이 압도적으로 낫다. 가성비는 말할 것도 없고 품질도 서울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1년살이를 하면서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제주에서 하지 않고 최소로 조절하는 것을 추천한다.

집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빼고

아마 1년 살이나 한달살이를 하러 제주에 온 사람이라면 재택근무를 하던가 아예 휴가를 내고 여유를 즐기고 싶어 왔을 것이다. 그런데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집을 구하게 된다면 그 여유를 얻기가 힘들다. 마치 동남아 놀러 가서 쇼핑센터만 전전하는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

가격은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좀 더 싸다. 방은 좀 더 작지만 뷰가 한라산 뷰뿐이다. 제주에 왔으면 앞은 바다요 뒤는 한라산이어야 한다. 아니면 아예 산 속으로 들어가 조용하다 못해 고독함을 느껴야 한다.

혼자서 왔다면 원룸이나 1.5룸이라 불리는 방을 구해보자. 대략 50만 원 안쪽에 구하면 잘 구한 것이다. 가족이 왔다면 집을 하나 통으로 빌리는 것을 추천한다. 아기가 있을 것이니 아기가 신나게 놀 수 있게 언제든 뛰어 나갈 수 있는 곳을 추천한다. 특히 바닷가 근처를 추천한다. 친구 딸의 말을 빌리자면 매일 바다에서 수영하고 놀아서 너무 좋다고 한다.

제주에만 있는 연세의 경우 1년 살이 하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다. 연세는 1달은 서비스처럼 넣어주고 11개월만 계산하여 1년을 채우는 것이 일반적이니 금액적으로 세이브하고 싶다면 연세를 한다. 다만, 제주의 이곳저곳을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으니 본인이 어떤 생활을 제주에서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정해야 후회가 없다.

제주의 겨울은 만만하지 않다

제주가 남쪽이다 보니 겨울도 따뜻하고 편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따뜻해서 서울보다 살기는 좋다. 다만 바람이 너무 불어서 밖에 나갈 수 없는 것은 매한가지다. 정말 자연이 때리는 싸대기를 느끼고 싶다면 겨울에 나가자. 아무리 옷과 모자로 가드를 올려도 때리니 눈물 날 때까지 실컷 느낄 수 있다.

제주의 겨울이 만만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눈이다. 해안 지역은 눈이 적게 오고 와도 금방 녹지만 중산간지역으로 가게 되면 정말 말 그대로 파묻힌다. 비든 눈이든 중산간에서 마주하게 되면 와이퍼를 아무리 빠르게 움직여도 앞이 안 보인다. 특히, 서귀포에 숙소를 정했다면 반드시 한라산을 넘어 제주공항으로 가게 되는데 이때, 정말 위험하다. 이런 이유로 제주에 갈 때 다른 부분은 몰라도 타이어만큼은 바꾸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제주는 생각보다 재밌기도 하고 생각보다 지루하기도 하다. 경험상 너무 완벽하게 살려고 하면 힘든 것 같다.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조금 내려 놓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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