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공덕 시대. 회사가 공덕이라서 이쪽의 식당들을 자주 가기 시작했다. (사실 온 지 꽤 되었지만) 눈에 띄는 가게들이라면 고기 굽는 곳과 전집이다. 공덕 시장에서 파는 생선 구이도 굉장히 노포의 느낌을 내면서 맛있다. 이런 오래된 노포들과 함께 의외로 새로 생기는 가게들이 많다. 공덕은 그야말로 신구조화가 잘 된 팀과 같이 스펙트럼이 넓게 펼쳐져 있는 숨어있던 보석 같은 동네다. 그중 오늘은 마루심을 위협할 것 같은 히츠마부시 집인 함루를 소개한다.
새로 지은 가게 티를 풀풀내는 함루는 비싼 가격 덕에 사람이 많지는 않다. 항간에는 맛도 변했다고 하는데 글쎄 그것 까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먹는 법이나 메뉴 구성은 마루심과 다를게 없다. 조금이라도 칭찬을 하자면 더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조용하다는 정도다.
음식도 마루심과 다를게 없는 구성이다. 역시 장어라서 그런지 몰라도 몇 번 씹으면 쑥쑥 들어간다. 장어는 잘 구어져서 부드러웠고 반찬 하나하나는 장어를 살려주는 맛으로 음식 자체를 뭐라 평할 것도 없다. 마루심보다 낫다고 할 순 없지만 마루심보다 못하다고도 못한다. 둘 다 맛으로는 무승부
특이하다면 그릇에 엄청나게 힘을 줬다는 것이다. 그릇에 힘을 줘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그릇에서 장인의 느낌이 보이다 보니 음식도 함께 평가가 좋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유명한 작가인지 모르겠지만 기성품은 확실히 아니라고 메모까지 적어 놓으니 성찬을 받은 기분이다. 그릇 하나가 이렇게 좋은 느낌을 주는지 처음 알았다.
후발주자로서 마루심을 뒤쫓아 가는 가게지만 차별점이 눈에 보여 재밌는 승부가 될 것 같다. 이 승부가 두 가게가 더 맛있고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