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 더불어 직장인들의 눈물을 뽑는 점심 값으로 유명한 여의도. 공덕에서는 괜찮은 구내식당도 있어서 점심값이 잘 컨트롤이 되었는데 여의도에 오니 지갑에서 돈 새어나가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리는 것 같은 환청을 달고 산다. 그런 배고픈 직장인에게 너무 좋은 장소를 추천받아 다녀왔다.
점심시간에 줄 서는 것은 기본이고 더구나 옆에 유명한 콩국수집인 진주집이 있어 이게 어느 가게 줄인지 헷갈릴 정도로 사람이 북새통을 이루는 여의도 백화점 지하에 위치해 있다. 오늘도 바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12시 반에 왔음에도 15분 정도 기다렸다가 주문을 할 수 있었다.
시그니처 메뉴인 직화 구이를 사람 수대로 시키니 곧 공기밥과 야채가 들은 그릇을 주신다. 콩나물을 적절하게 담고 경건하게 음식을 기다리니 드디어 제육이 등장한다.
음식 스타일은 소공동뚝배기 제육직화와 비슷하다. 제육직화가 어디든 비슷하겠지만 이 집은 다른 가게와 다른 특징이 하나 있으니 가격이 저렴하다.
화려한 등장과 함께 설탕을 얼마나 넣었는지 달달하고 매콤한 맛의 냄새가 코를 찌른다. 제육을 그릇에 담고 비벼 먹으니 말이 싹 사라진다. 그러고 보니 정말 북적거리는데 사람들이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다들 고개 숙이고 밥만 먹을 뿐
떡사리를 추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2인당 하나를 시켜도 충분한 양이다. 또한, 계란찜은 필수다. 달달하면서 살짝 매콤한 제육에 계란찜이 완벽하게 중화시켜 주기 때문에 밸런스 있는 맛을 원한다면 계란찜을 반드시 주문해야 한다.
이 집에 오면 내 지갑 걱정을 하는게 아니라 만원 받고 장사가 되시는지 걱정이 될 정도로 양이 많다. 이 집에서 밥을 두 공기 먹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다이어트는 물 건너 가지만 내 지갑도 지켜주고 내 위장도 채워주는 너무 감사한 집이다.
단점이라면 사람이 너무 많다. 제발 2호점 3호점 여기저기 내주면 좋겠다. (2호점은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