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 회사 동료가 옮긴 회사에서 준 주식우선매수권으로 큰돈을 벌어 축하 파티를 가졌다. 이 악물고 비싼 곳으로 모시려 했지만 이런저런 사유로 우참판으로 결정. 그렇다고 우참판이 싸냐... 호텔보다 싸다는 것이지 정말 비싼 곳이다. 어쨌든 축하하는 마음 한가득 가지고 방문했다.
우참판은 특별히 모임하기가 좋은데 소규모의 모임에도 따로 룸을 주기 때문에 오붓하게 모임을 진행할 수 있다. 거기에 콜키지도 한 병은 무료다. 물론, 이 가격을 써 놓은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콜키지가 무료겠지만.
미리 깔끔하게 준비된 밑반찬들에 주문한 특등심이 나오면서 축하 파티가 시작되었다. 가져온 위스키와 와인을 열면서 고기를 먹었다. 고기를 종업원 아주머니들이 맛있게 구워주시니 비싼 고기를 잘못 구울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누가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고급 소고기집들은 모두 철판 프라이팬을 사용하는데 개인적으로 좀 더 맛이 좋은 느낌이다.
고기의 품질은 당연히 매우 좋아서 먹으면 입에서 녹는다. 소고기는 아무래도 많이 먹기에 좀 물릴 수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최자의 지갑을 털어먹기에는 충분하게 맛있다.
주문을 몇 번 했을까, 이제는 도저히 못먹겠어서 육회로 종목을 변경했다. 육회와 함께하는 카발란 위스키는 정말 훌륭했다. 대만에 이렇게 좋은 위스키가 있는지 최근에 알았는데 이미 술꾼들 사이에서는 유명하여 구하기 힘들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육사시미에 위스키를 추천하는데 이건 개인 취향이다.
우참판 같은 프리미엄 소고기집은 항상 마무리로 볶음밥을 먹어줘야 한다. 단백질과 지방만 먹었으니 탄수화물이 땡기는 것도 있고 고기 기름으로 만드는 볶음밥의 맛 또한 기가 막히다. 다만, 우참판의 볶음밥은 다른 집에 비해서는 조금 떨어진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MSG 가 부족한 느낌이랄까. 입에 달라붙는 맛이 조금 덜하다.
아직 분점이 없는 것이 프리미엄 소고기집 중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 프리미엄 소고기는 사실 어느 집을 가더라도 비슷하기 때문에 브랜딩과 마케팅의 문제라고 본다. 강남과 여의도에 소고기집이 많지만 반포 주변에서 모임을 갖는다면 추천할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