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로 인해 조금 일찍 일어난 2024년 1월 1일 새해, 아직 미국 관광을 할 계획은 없다. 일단, 급하게 마일리지 끊어서 왔고 이제부터 뭐할지 생각해보려한다. 완벽한 P의 여행.
오늘은 친구가 차로 가기 좋으면서 샌디에이고가 어떤 곳인지 알기 좋은 곳으로 트레킹을 가자고 하여 토리 파인스 주립 공원에 다녀왔다.
30분 정도 운전했을까 토리 파인스에 도착했다. 아무데나 차를 세워도 되지만 혹시 몰라 유료 주차장으로 갔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사람은 $10를 낸다는데 주차비가 좀 비싼 느낌이다.
새해라 그런지 몰라도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겨울이어도 반팔입을까 그 위에 자켓을 하나 더 입을까 고민하는 정도의 따뜻한 날이라 운동복을 입고 뛰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가볍게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으로 방문한다. 건조하면서도 여름이든 겨울이든 15~30도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정말 부러운 날씨를 가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라 여유가 묻어나면서 각자의 몸으로 하는 액티비티를 즐긴다. 물론, 집에만 쳐박혀 모니터와 티비만 쳐다보는 내 친구같은 사람도 있다.
친구랑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올라갔는데 어렵지는 않은데 길이 꽤나 길다. 길이 하나일거라 생각했는데 여러개의 루트가 꼬여있어서 마치 미로를 걷는 느낌도 든다. 30분 정도 걸으니 심박이 120정도로 뛴다. 친구 와이프가 물을 꼭 가지고 가야한다고 해서 챙겨왔는데 안챙겨왔으면 큰일날 뻔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어떤 계절 어떤 운동을 하든 물은 필수다. 사막과 같은 날씨를 겪어보지 않은 한국 사람들은 특별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길게 늘어선 해변과 풍화작용인지 어떤 작용인지 알 수 없지만 지질학에 관심을 갖게하는 돌산들이 어울러져 있어 걸으면서 경치 감상하기 좋다. 집 근처에 있으면 매주 바람 쐬러 반드시 오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토리 파인스는 바람과 파도에 깎인 지형답게 각 지층을 볼 수 있다. 입구에선 돌에 대한 설명과 이 지역에 사는 동물들에 대해서 안내해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교육적으로 의미있게 만들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모습이라 아이들도 몇몇 보인다. 꽤나 긴 코스인데도 폴짝폴짝 뛰어다니는게 역시 애들 체력은 전세계 어디를 가든 못이긴다.
하루만에 다 돌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곳이다. 북한산 코스가 여러개라서 각각의 매력을 느끼려면 여러번 이동해야 하는 것처럼 토리 파인스는 고도는 상당히 낮지만 길이 여러개라 여러번 찾아와야 다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가장 부러웠던 사람들은 자전거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날씨에 이런 도로와 코스라면 한국에서 무리해서 로드 자전거를 가지고 오는거였는데 그걸 못한게 좀 많이 아쉽다. 다음에 캘리포니아에 온다면 무조건 자전거를 가지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