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매운우동 |
이런 이태원에서 식사를 하려고 보면 1인분을 파는 곳이 드물다. 그래서 발길 따라 걷다가 찾게된 곳이 이태원 매운우동집이다.
일본 느낌 |
일단 가게가 작다보니 1인분은 무조건 팔 것 같고 슬쩍 보니 주문도 키오스크라서 편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예 1인용 테이블이 있어 이태원에 혼자 밥을 먹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다.
외국인도 와서 먹는데 역시나 몇 번 먹더니 김밥에 집중한다. 그런데 이 외국인들도 신기하게 계속 끝까지 먹는다. 푸드 파이터 대결도 아닌데 다들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다.
메뉴는 우동과 김밥뿐인데 즉석 우동은 뭔가 아쉬워서 오뎅우동으로 주문했다. 메뉴가 여러개가 아니라서 키오스크를 사용해도 그렇게 어렵지가 않다. 물론, 기준은 서브웨이 키오스크다.
처음 받아 봤을 때는 그닥 특색이 없어보였다. 별로 매워 보이지도 않고 다대기도 숟가락 반 개 정도뿐이라서 아무생각 없이 비벼서 한 입 먹었다. 그런데 왠걸... 매워도 너무 맵다. 위가 쓰릴 정도로 매운 맛에 고추기름도 들어갔는지 국물도 너무 맵다. 맵찔이라서 매운 것을 잘 못먹는데 완전 제대로 걸렸다. 이마에서 땀이 송글송글이 아니라 폭포수처럼 떨어지기 시작하고 감기 환자도 코가 뻥 뚫릴정도로 콧물이 쉴새없이 나온다.
심플 |
왼쪽이 1인석 |
오뎅 우동 |
그럼 그냥 절반만 먹고 버릴까 했는데 신기하게도 맛이 너무 좋다.
면이 특별한가? 아니오. 그냥 기계로 뽑은 면을 인스턴스로 가지고 있다가 만든 것 같다.
국물이 특별한가? 아니오. 이것도 조금의 재료 더하기 인스턴스 같은데 고추가루 매운 맛으로 덮었다.
그럼 맛이 없는가? 아니오. 이 부분이 너무 신기하다. 분명 너무 맵고 온 몸에 땀이 비오듯 오는데 계속 먹게 된다. 단무지가 없으면 힘들겠지만 단무지도 셀프라 계속 먹으면서 입을 달래주며 끝까지 먹게 된다.
정말 마성의 맛이라고 밖에 표현을 못하겠다. 특색이 하나도 없이 엄청 매울 뿐인데 계속 먹게 되다니.
다대기를 거의 다 빼도 엄청 맵다. 맵찔이들은 다대기를 최대한 빼고 먹자 |
어제 먹은 소주도 으슬으슬한 코감기도 바로 끝이다. 국물까지 들이키면 약이 필요없다. 온 몸에 있는 점액질이 다 나오는 느낌이다.
매운 것을 좋아한다면 정말 추천하는 집이다. 다시 말하지만 특별하게 맛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끝까지 먹게 되는 마성의 우동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어제 먹은 우동을 생각하니깐 매운 맛이 올라오며 얼굴에서 땀이 흐르고 입에 침이 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