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2월 21일-Last day

이전에 말했듯 게로에서 나고야 돌아오는 시간을 생각 못하고 서울에 일찍오는 비행기를 구해 첫 기차를 타고 나고야로 올라가야만 했다. 그덕에 오늘 기상시각은 오전 4시 30분. 온천으로 기껏 풀은 몸이 한 번에 망가지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집에는 가야하니깐 겨울 새벽길을 떠났다.

밤거리에 가로등이 켜져 있고 무츠미칸이라는 간판이 걸린 건물 앞 풍경
낮에도 조용한 마을인데 새벽이 되면 정말 쥐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밤에 파란 조명이 켜진 게로역 지하 통로 입구로 들어가는 사람의 뒷모습
게로역으로 가는 짧은 터널의 입구. 어제 표 살 때와 달리 오늘은 으슥하다.

새벽 바람을 뚫고 짐들고선 기차역에 도착했다. 안에 들어가서 올 때 까지 몸 녹여야지라고 생각한 순간

역이 안 열려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추워죽겠는데 불은 환하게 켜놓고 왜 문을 안여는거지? 우리말고 한 사람 더 있었는데 이미 이 아저씨 표정보니 포기했다. 가는 날 왜이러니~~

타카야마선 기차역의 매표소가 보이는 대합실 유리문 입구

이럴 줄 알았으면 천천히 나오는건데… 일찍 일어난 새는 다시 들어가서 자라. 나오지마 추워. 임기응변으로 남은 동전 탈탈 털어서 따뜻한 커피 두 개를 샀다. 각자 하나씩들고 옷 속에 넣었다가 손으로 쥐었다가 반복하며 고통을 참다보니 문이 열렸다. 우리는 아무리 출근 시간 전이라해도 밖에 사람 있으면 문 열어주는데 여기는 누가 일본 아니랄까봐 제 시간에 딱 열어준다.

자판기 배출구 위에 나란히 놓인 조지아 캔커피 두 개
제복을 입은 역무원이 허리를 숙여 기차역 대합실 유리문을 잠그고 있는 모습
왠만하면 열어줄만도 한데…
밤에 조명이 켜진 텅 빈 기차역 1번 승강장 풍경
개인적으로 이런 한산하고 조용한 곳이 좋다. 이런 곳에서는 아무리 쓸데없는 생각이라도 집중이 되서 정리가 잘된다.

기차를 어디서 타야하는지 몰랐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타는 곳은 딱 한 곳. 오는 기차도 딱 한 개.

천장에 선풍기가 달려 있고 파란색 좌석에 승객들이 앉아 있는 기차 내부
중간중간 출근을 위한 사람들과 등교를 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런 시간에 집 밖으로 나오다니 대단하다.

타고 올 때의 기차와는 가격도 급도 다르다. 딱 봐도 훨씬 싼 출퇴근용 기차다. 하지만 오히려 더 정감가는 것은 지금타는 기차다. 올 때는 갈아타지않고 기차가 기후에 들렸다가 게로로 왔으나 이번 기차는 기후에서 나고야로 가는 차로 갈아타야한다.

낮 시간에 나고야행 기차를 기다리며 승강장에 서 있는 많은 사람들
기후. 오다 노부나가가 생각나는 그 기후다.

엄마랑 수다 떨다가 어느새 골아 떨어져서 침 흘리며 자고나니 기후에 도착했다. 이런 환승 구간에오면 정말 머리가 쭈삣쭈삣선다. 이번에도 어딘지 전혀 알 수가 없어서 역무원에게 물어서 겨우 나고야행 기차로 갈아탔다. 게로와 다르게 역에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것이 적응이 안된다. 벌써 게로에 적응했나보다.

기차역 승강장에서 중앙 출구 표지판 아래로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
가장 북적이는 나고야에 도착.
메이테쓰선 기차표 판매 창구와 무인 발권기 앞에 사람들이 있는 모습
갈 때는 힘들었지만 한 번 해봐서 그런지 돌아가는 것은 좀 쉬웠다. 바로 공항가는 표(메이테츠 나고야 라인) 구매
천장에 매달린 메이테쓰 나고야역 안내 표지판

다른 곳은 상관없지만 메이테츠 나고야 역은 오고가는 열차가 많아서 반드시 역무원에게 타야하는 기차를 물어봐야 한다. 그것도 한 두번 물어보면 안되고 오는 족족 이 기차가 맞냐고 물어봐야 한다. 물론 일본 기차라서 정말 칼같은 시각에 들어오지만 한 번 실수는 바로 비행기 탑승과 직결되기 때문에 꼭 물어봐야 한다. 꼭 서울역이나 용산역처럼 정말 정신없는 기차역이다. 개인적으로 공항가는 길 중에 가장 어려운 곳이다.

여행 가방을 끈 사람들이 수하물 카트가 늘어선 넓은 역 구내를 걸어가는 모습
힘들게 공항 도착. 기차만 약 세시간을 탔더니 너무 힘들다.
공항 내에 위치한 와이파이 라우터 대여소 카운터

3일간 와이파이를 이 회사에서 빌렸다. 글로벌 와이파이. 불편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고 다섯대까지 동시 연결되기 때문에 한 대로 여러명이 쓸 수 있어 좋다. 다만, 배터리가 다섯시간 정도만 가기 때문에 중간중간 충전을 잘 해야하고 연속적으로 쓰려면 보조배터리가 필요함을 느꼈다. 가격은 하루에 약 9천원. 난 헬로모바일(알뜰폰)을 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용했지만 혼자 온다면 그냥 한국에서 로밍하는게 더 낫다.

공항의 국제선 출발 출입구를 향해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
반납도 다 했으니 출국장으로 이동.
메뉴판이 걸린 식당 카운터 앞에서 사람들이 음식을 주문하거나 기다리는 모습
가라아게, 야키토리, 오뎅 등의 메뉴와 가격이 적힌 식당의 조명 메뉴판
빨간 그릇에 담긴 새우튀김과 어묵이 곁들여진 우동을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는 모습
공항 안에서 파는 우동 한 그릇 먹고 비행기를 탔다. 맛은 뭐 공항답게 그냥 배만 채울정도다. 여지껏 먹은게 엄청나다 보니 일본에서 마지막 식사치고는 소박하게 느껴진다.
맑은 날씨의 공항 활주로에 주황색 꼬리 날개가 돋보이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서 있는 풍경
탑승수속에다 여권심사까지 다 받고 이제 서울로 갑니다!

부우우우웅~~~ 날라서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 속 창문 너머로 보이는 공항 활주로와 주황색 제주항공 여객기
서울 도착. 우산도 없는데 비가 내린다.

어찌저찌 짧지만 정말 길었던 것 같은 엄마랑 단둘이 여행이 끝났다. 김쉐프님은 요리를 주로 하는 사람답게 그 쪽에 포커스를 맞춰서 잘 지냈던 것 같고 나도 음식과 역사에 관심이 많은만큼 그 쪽에 충분한 경험을 얻어온 것 같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것이라면 엄마랑 가장 말을 많이 했던 시기였던 것이다. 한국의 아들래미답게 무뚝뚝하고 정없기로 유명한데 여행이 그나마 조금 해소해 준 것 같다.

게로 방문하면서 생각나는 팁들이라면

  1. 대충 게로까지 가는 소요시간은 넉넉하게 최대 4시간정도 걸린다. 계획할 때 이동시간을 여유롭게 할당해야 새벽부터 움직이는 오류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

  2. 숙박비에 신경을 써야한다. 돈은 숙박비에 다 쓴 것 같다. 돈이 없다면 최대한 나가서 먹는 쪽으로 계획을 잡도록 한다.

  3. 역무원에게 물어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말을 안하고 표만 보여줘도 어디서 타야하는지 알려준다. 게로까지 가는 기차와 반대로 돌아오는 기차 찾아 타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4. 나고야의 8대 명물(나고야 메시)은 사람마다 맛의 차이가 있겠지만 결코 최악은 아니다. 뭐 먹을지 모르겠다면 나고야 메시를 우선 먹도록 한다.

#나고야 여행 끝 #게로 온천이 최고 #글을 잘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