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당분간 이 도시를 떠나기로 했다. 저렴한 숙소에 저렴한 식사로 체류하기 너무 좋지만 이제 거의 도시를 훑어보았기 때문에 이동하려 한다. 원격근무(Telecommute)할 수 있다면 한 달이나 두 달정도 살기 좋은 곳이지만 아쉽게도 하루하루 지날 수록 돈만 깎이는 나로써는 어디론가 이동을 해야한다. 오늘 낮에 페테르고프(실제 발음은 ‘뻬쩨르고프(f)’다)에서 여름궁전을 구경하고 돌아와 밤동안 탈린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 한다.
가이드북을 보며 어떻게 가야하는지 계속 봐도 답이 안나온다. 페테르고프 익스프레스란 고속 보트를 타고 가면 30분도 안되서 도착하지만 왕복 1100루블이다. 이 가격이면 이틀 체류비인데 부담이 너무 크다. 그렇다고 버스를 타자니 가격은 왕복 120루블인데 찾아가는 방법이 꽤나 복잡하다. 게스트하우스에서 고민하다 ‘내가 돈이 없지 시간이 없는건 아니잖아?’ 하며 용감하게 버스를 타기로 결정한다.





오늘은 이동하는 날이어서 약 20kg정도가 어깨에 턱하니 있다. 최대한 발품파는 일을 하기 싫었는데 다행히 한 방에 왔다. 의외로 버스타고 가는 방법이 어렵지 않아서 오히려 고속 보트 탔으면 왠지 슬펐을 것 같다.
사람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니 여름궁전이 보인다. 아쉽게도 오늘 날이 흐려서 햇빛을 받아 화려함을 절정으로 뽐내지는 않았지만 내 입은 이미 최대치로 벌어져서 ‘우와~~~’를 남발하고 있다. 페테르고프는 크게 윗공원, 대궁전, 아랫공원으로 나뉘어 지는데 윗공원은 그 중 가장 규모가 작아 돈도 받지 않는다. 그런데 난 지금 그 윗공원에서 감탄사를 남발하고 있다. (너무 신나서 욕도 섞였던 것 같다)











페테르고프에 와서 가장 많이 보이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웨딩촬영하는 신랑 신부들이다. 이 윗공원은 돈을 내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본 적도 없는 뛰어난 정원이어서 웨딩촬영을 많이 한다. 내가 가서 본 커플만 해도 네 커플이었는데 전문 사진사는 물론이고 친척들도 모여서 같이 사진을 찍는다. 신랑 신부에 친구 몇 명만 모여서 찍는 우리 문화와는 다르다. 멋진 배경을 연출하려고 먹이 풀어서 근처 오리랑 비둘기들을 다 모아서 찍기도 하고 바람도 불게 하려고 선풍기도 트는 등 엄청 열정적으로 찍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사람답게 신랑 신부 모두 웃는게 가장 힘들어 보인다. 다들 사진 한 번 찍고 나면 한숨을 푹~ 쉬는게 오히려 더 인간적이어서 사랑스러워 보인다.





하늘을 보니 심상치가 않다. 얼른 이 곳의 메인파트인 대궁전과 아랫공원을 보러 가야겠다.
경비
- 점심 65R
- 페테르고프 가는 버스 70R
- 페테르고프 대궁전 입장료 700R
- 페테르고프에서 오는 버스 70R
- 레몬물 36R
- 탈린에서 숙소 €18
총 경비 941RUB, €18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47,499RUB + $312.26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