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자전거 인증 2일차

인증 둘째날. 오늘은 동해시까지 가야한다. 밤에 어마어마한 바람과 코고는 소리로 인해 잔건지 만건지 헷갈리는 컨디션이라 조금 걱정됐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달리는데 기분은 좋다. 6시에 일어나서 7시반에 컵라면에 밥까지 야무지게 말아먹고 8시에 출발했다.

강변을 따라 길게 뻗은 자전거 길 위로 한 자전거 운전자가 달려가고 있다.
파란색 선으로 자전거 도로가 표시된 한적한 아스팔트 도로의 풍경이다.
오늘은 오르막(업힐)이 꽤 있다.
빨간색 공중전화 부스를 개조하여 만든 양양 동호해변 무인인증센터의 모습이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푸른 바다와 모래사장, 그리고 바다로 뻗어 있는 방파제의 풍경이다.
바다가 보이는 자전거 도로 옆 쉼터에 한 사람이 서 있고, 길 위에는 자전거 한 대가 뉘어져 있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 두 명의 자전거 운전자가 멀어져 가고 있다.

동해안 길의 특징이라면 짧은 오르막이 많은데 오르막을 오르고나면 굉장히 멋진 바다경치가 펼쳐지는 곳이 나온다. 힘들게 올라왔을 때 짜릿한 느낌을 자연적으로 받을 수 있다. 포장만 좀 더 신경을 쓰면 아주 좋은 길이 될 것 같은데 돌과 모래를 봤을 때 길 만들고 관리는 전혀 안하는 모양이다.

야외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된 자전거 휴게소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거의 유일한 자전거 휴게소.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물 한 잔을 권하신다. 커피 가격도 통일전망대보다 싸다.
38선 표지석이 세워진 오르막길 도로 위로 하얀색 트럭 한 대가 지나가고 있다.
38선. 많은 사람들이 쉬었다 가는데 대개 연령이 높다.
해변을 따라 길게 뻗은 자전거 도로와 차도 풍경.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항구 앞에 주차된 흰색 차량과 서 있는 사람.
주문진항. 전에 말했듯이 자전거길을 다니다보면 거의 강원도의 모든 항구를 거쳐간다고 보면 된다. 항구에서는 길 찾기도 어렵고 차에 치이기도 쉬워 보인다. 전형적인 길은 내가 설정했으니 통과는 너네들이 알아서 해라 식.
해변 옆으로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고 그 옆으로 포장된 길이 나 있는 모습.
빨간색 무인인증센터 부스와 느린우체통 앞에서 사람들이 무언가를 적고 있는 모습.
경포대에 도착했다. 경포대 자전거 길은 불법주차 차량들이 점령했으므로 주의를 오한다.
해변을 배경으로 소나무 한 그루와 경포해변 중앙광장이라고 적힌 표지석이 있는 풍경.
흐린 하늘 아래 넓은 모래사장과 바다 주변을 걷고 있는 사람들.

경포대에 도착하니 특이한 것이 눈에 띄었다. 어제 낙산에서 잘 때는 남자애들만 수두룩하니 모여서 어색하게 술을 마시는데 여기 경포대에 오니 혼자 맥주 마시는 여자들이 곳곳에 있다. 추억의 노란 우체통에도 많은 여자들이 글을 쓰는데 쓰고 나면 혼자 유유히 사라진다.

어제 저희와 술 드신 남성 여러분, 낙산이 아니라 경포대였습니다. 목적지가 잘못되었네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는 차현희 순두부 청국장 식당의 외부 모습.

강원도에 은근 대표적인 음식이 여러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두부이다. 그 두부가 대표 요리인 초당동을 지나가서 점심은 초당 순두부로 먹었다.

차현희 농촌 순두부 포스팅

자전거가 세워져 있는 엘림 카페의 외관과 커피라고 적힌 하얀색 입간판.
커피잔 모양의 조명이 매달려 있는 카페 내부의 카운터와 좌석 모습
바로 이어서 조금 가다가 마신 아이스 커피. 엘림이란 커피숍인데 일하는 직원분이 상당히 친절했다. 이런 외진 곳에 있는 커피숍이 이 시간에 거의 만석인 것 보면 유명한 집일 수도.
바다가 보이는 쉼터 벤치 앞에 자전거 두 대가 세워져 있고 한 사람이 서 있는 모습.
토 나오는 업힐과 입 벌어지는 경치의 무한 반복.

너무나 늦어서 중간에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심곡’이란 곳을 기대하시라. 오른쪽에 돌산과 왼쪽에 바다와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는 커브 길이 1km정도 된다. 북에서 남으로 내려가면 내리막이지만 반대로 올 경우에는 오르막이다. 화진포, 죽도해변과 더불어 내 기준으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구간이다. 꼭 심곡에서는 천천히 달리세요.

철길 옆으로 난 도로 저 멀리 언덕 위에 크루즈 모양의 건물이 보이는 풍경
엇 저 배는!!
파란색 간판이 걸려 있는 정동진역 건물 앞에서 사람들이 서 있는 모습
정동진에 도착했습니다!
기차 객차 위에 전망대가 설치된 정동진 소망의 종 구조물과 철길
빨간색 부스로 만들어진 정동진 무인인증센터 앞에서 자전거를 세워두고 있는 사람

정동진은 역시나 사람이 가득했다. 예전에 수능치고 친구들이랑 처음으로 간 여행지가 정동진이었다. 거지가 우리칸에 몰래타서 냄새 엄청 나는데 어려서 말도 못하고 민박집에서 술 먹고 완전 난장판을 만들었었는데. 지금 정동진에서 그 때 추억은 절대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바꼈다. 같은 것은 바다 정도?

바닷가에 솟아 있는 거대한 바위 위에 한 사람이 올라가 있는 모습
바다와 바위가 보이는 해안가 풍경
소나무가 자라 있는 가파른 해안 절벽을 따라 둥글게 이어져 있는 도로

동해안 길을 다니면서 드는 생각은

  1. 경치가 아름답다.
  2. 길이 별로다.
  3. 길이 오프로드다.
  4. 관리자가 누굴까?
  5. 강원도 자전거길 담당자 번호는 뭘까?
  6. 아이썅 진짜 개떡같네

정도이다. 그 중 정말 화가 나는 일이 발생했는데 길을 다니다보니 길이 끊겼다. 우리를 포함해서 줄줄이 오던 사람들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멍하니 있다가 친구가 물어물어 지금 공사 중이지만 자전거 들고 걸어가면 되는 길을 찾았다.

그 어떤 표지판도 없어서 한참 사람들이 욕을 하며 걸었다. 기찻길이 나오고 다들 좌우 본 뒤에 길을 건너는데!!

“뿌아아아아아앙~~~~~”

이 미친 놈들 바로 커브길 옆에다가 길을 놨다. 좌우를 보면 뭘하냐. 길 한 가운데 있던 내 귀에는 양쪽 철로에 “찌이익!!!!!!”하며 전기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기차는 미친듯이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정말 다행히 철로 안밟고 길을 건너기는 했다. 나보다 내 뒤를 따라오던 아주머니가 뒤로 피해서 다행이지 만약 패닉 상태로 나를 쫓아왔다면 저 세상으로 자전거 여행 가실 뻔했다.

오늘 공무원 월급과 연금을 확인해봤다. 공무원 연금 공단 위치도 봤다. 헌법으로 보장된 공무원이다. 도지사는 최문순이다. 강릉시장은 최명희다. 강릉 국회의원은 권성동이다. 동해시장은 심규언이며 국회의원은 이철규다.

열 명 되는 사람들이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소중한 휴가에 아찔한 기억을 안고 간다. 이런 기분에 펜션이나 음식점가서 기분 좋게 주문을 하거나 이용을 할까? 아마 성질이 격하신 분들은 지역감정마저 생길 수 있다.

저 길은 완성될 때까지 저 상태일 것이고 아마 그 동안 소리 소문없이 많은 사람들이 심장을 조리고 몇몇은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

철조망과 콘크리트 방호벽이 있는 도로 옆에서 자전거를 멈추고 서 있는 사람들
고가도로 아래로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
길이 끊겨서 현재 공사중인 길로 가라는 말에 걸어간다.
고가도로 아래 공터에서 자전거와 함께 서 있는 사람
정말 조잡하게 ‘좌우확인’이라고 썼다. 다시 말하지만 저 곳은 커브구간이다.
빨간색 무인인증센터 부스 안에서 스탬프를 찍고 있는 자전거 여행자
밤에 불이 켜진 호텔 코코의 외관과 간판
동해시 호텔 코코. 둘째날 숙소다. 가격도 싸고 조식도 나온다. 3인방을 6만원에 빌렸다.

잠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저녁을 먹으러 묵호항으로 갔다. 회 한 접시 먹으러 갔거늘 오후 8시가 지나서 시장이 문을 닫았다. 장사하시던 어르신이 횟집 가서 먹어야 하는데 거긴 양식일거라고 알려주셨다. 뭐 별 수 있을까.

은색 쟁반 위에 올려진 찐 대게 두 마리
키로당 2만5천원인 국내산 홍게. 정말 맛있게 먹었다.
하얀 접시에 넓게 펼쳐져 담긴 흰살 생선회
소자 6만원인 양식인지 자연산인지 모를 광어. 차라리 대게를 더 시킬걸 그랬다.
게딱지에 담긴 내장과 먹기 좋게 손질된 대게 다리살
밤에 불이 켜진 맥도날드 매장 외관
난 배가 다 찼는데 다른 둘은 배가 여전히 고프단다. 그래서 향한 곳이 맥도날드. 그런데 여기 맥도날드, 굉장히 귀엽게 생겼다. 왠지 모를 아기자기함이 살아있는 맥도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