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보트에서 바이칼 투어를 하고나니 갑갑한 지금의 방이 너무 불만이다. 창문을 열면 그림같은 바이칼 호수가 펼쳐져야 하는데 제일 싼 “Mountain View” 방이라서 현재 운영 하지도 않는 눈썰매장이 휑~하니 펼쳐진다. 결국 이 좋은 것을 여기서 놓칠 수 없다는 결론하에 리셉션과 협상을 시작했다.
여기 호텔이 싸고 시설은 다 오래됐지만 리셉션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영어도 세 명뿐이지만 잘하고 불편사항을 어떻게든 해결해 주려고 한다. 우리나라같은 경우는 이런 지방의 조그만 호텔에 가면 영어는 좀 해도 온몸으로 귀찮음을 표현하는 직원들이 많은데 아직 러시아에서 그런 사람은 보지 못했다. 표본이 적지만 이런 차이를 발생시키는 원인만 찾는다면 서비스업 쪽에 큰 혁신이 이루어질 것 같다.
형의 영어를 다행스럽게도 거의 대부분 알아듣고 2시간 정도 상황을 알아보더니 100루블 더 내면 옮겨주겠다는 희소식을 전한다. 물론, 나는 그와중에 혹시라도 말이 달라질까 여러가지를 더 확인했지만 일만 복잡해졌다 방을 보니 여기서라면 찍고싶었던 일출이나 일몰을 방 안에서 카메라 충전하며 편하게 찍을 수도 있어 보인다. 이 기분 좋은 일을 축하하기 위해 오늘은 리스트비얀카로 가지 않고 호텔에서 축하 겸 점심을 먹기로 했다.

메뉴를 보는데 가격이 대체로 만족스럽다. 대충 글자를 추론해보니 오물 세 마리에 250루블이고 다른 음식들도 밖에서 먹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다. 난 오물이 또 먹고 싶어서 주문할 땐 이름때문에 꼭 석유에 찌든 더러운 생선 시키는 기분이다 메뉴에서 제일 싼 250루블짜리 오물을 시켰다. 그리고 한 30분 지났을까 드디어 음식 도착.

음식 잘 먹고 이제 전망대로 올라가려는 찰라! 엥?! 결제된 가격이 1000루블을 넘는다.
‘이 놈의 새끼들이 손님이 눈 앞에 떡하니 있는데 사기를 치려고 해?’
난 사기를 직감하고 메뉴판을 들고 널 죽이겠다는 표정으로 따지려고 가니 말도 다 마치기 전에 루블 옆에 적힌 숫자를 가리키며
“그램!”
이라고 한다. 이럴수가… 백그램당 250루블이었다니. 완전히 당했다 당한게 아니라 까막눈인거지 왜 사람이 글은 읽을 수 있어야 하는지, 한국은 글을 읽어도 해석하는 능력이 여전히 떨어지지만 백성들이 글자를 거의 대부분 읽게 하신 세종대왕님의 거룩한 업적을 또 한 번 생각하며 카드를 내밀었다. 결국 제일 싸다고 생각하고 주문한 음식이 이 집에서 제일 비싼 오물 음식이었다. 축하 파티가 이렇게 얼음장처럼 차갑게 끝날 줄이야.
어쩔 수 없다. 그제 어제 러시아 도착한 것에 흥분해서 먹는 것에 돈을 많이 썼는데 오늘까지 그 속도로 써버리면 여행 시작도 전에 파산할 것 같다. 오늘은 체르스키 전망대로 가는 리프트비, 저녁 모두 안쓰고 버티는거다. 4km미터도 20kg 짊어지고 걸었는데 맨 몸으로 뒷 산 하나쯤이야 거뜬이 오를 수 있다. 저녁식사도 싸들고 온 라면과 군식량 먹으면 된다.
충격적인 식사를 마치고 로비에 쉬면서 떠나간 영혼을 찾아온 뒤, 바이칼 호수와 앙가라 강이 한 눈에 보인다는 체르스키 전망대로 출발했다. 멀리서 봤을 때 전망대가 아니라 스키장인 것 같다. 사실 여기가 체르스키 전망대가 맞는지도 모르겠다 산 꼭대기까지 가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길 옆에는 고개만 돌리면 볼 수 있는 그림같은 바이칼이 있는 내가 걸은 산책로 중 가장 인상적인 길이다. 1시간 정도 걸어 올라갔을까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호수는 호수에서 직접 보던 것과 또 다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웅장함은 당연하고 햇빛에 반사되는 빛까지 완벽한 모습이다. 거기에 유일하게 바이칼 호수가 빠져나간다는 앙가라 강이 같이 보여서 더욱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여기 전망대까지 오는 길은 리프트를 타는 것과 산책로를 걸어오는 것이 있는데 올라 갈 때는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는 길은 걸어 내려오는 것을 추천한다. 리프트를 타게 되면 호수를 등지게 되기 때문에 올라오면서 이 광경을 보지 못한다. 그리고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 짧다. 올라오는 길이 힘들기 때문에 리프트를 이용하고 200루블이다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오면 완벽하다. 편도로 표를 사면 싸게 해주는 것 같다 이 방법은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개들도 이렇게 다녀간다.
경비 (1인 기준)
- 물, 맥주, 세제 154R
- 문제의 점심식사 578R
총 732R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4,496R + $5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