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대바위, 동해시 5일장

신년 해돋이를 보고는 싶었지만 당일에 집 밖에 있는 것도 부담되고 사람도 엄청 많다고 해서 다음날은 2일에 동해로 놀러왔다. 목표는 촛대바위에서 보는 해돋이. 하지만 전 날 오느라 고생하고 와서 천곡동굴 위를 걸어다니고(입장비가 있다하여 동굴 위 산책로만 다녔다.) 회 한 번 먹겠다고 약 5km를 걸어 항구에 갔더니 잘 때부터 피곤이 몰려와 해돋이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해돋이 시각도 오전 7시 20분정도로 넉넉했는데 그걸 놓쳤다. 해돋이가 아니어도 촛대바위는 볼 가치가 있다하여 오늘은 촛대바위를 보고 근처 시장을 잠깐 구경했다가 서울로 돌아오기로 했다.

현진관광호텔이라는 간판이 크게 세워져 있는 대형 호텔 건물의 외관
현진관광호텔. 다른 곳은 전부 모텔이고 유일하게 이 곳만 호텔이다.
하얀 장갑을 낀 사람의 손에 안겨 있는 귀여운 흰색 강아지
어제 천곡동굴 가는 길에 갑자기 불쑥 나온 꼬맹이. 이게 가장 잘 나온 사진일 정도로 한시도 가만 있지 않는다.
어두운 밤에 작은 조명들이 길을 따라 켜져 있는 산책로 풍경
묵호항 가는 길. 도로 옆 인도를 예쁜 산책로로 만들었다. 많은 주민들이 산책을 하는 좋은 길이지만 다음에 묵호항 갈 때는 그냥 택시 타고 갈 생각이다.
묵호물회 본점이라는 커다란 간판이 걸려 있는 식당의 외부 모습
오늘 아침에 먹은 물회. 맛집 포스팅에 올릴 정도로 좋다.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는 이렇게 네 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름보다 겨울의 동해가 더 좋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공간답게 어디를 가든 조용하고 바닷가인데도 바다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근처에 있는 오대산을 갔을 때는 대부분이 등산을 하려고 오는 외지인들이어서 서울인지 헷갈릴 정도였다면 더 깊숙히 들어온 동해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이 또한 비수기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사람이든 마을이든 성수기보다는 비수기에 다가가기 더 쉬울런지 모른다.

추암 촛대바위

푸른 바다 위로 솟아오른 두 개의 거대한 바위와 그 위에 앉아 있는 새들
소나무가 있는 해변에서 바라본 맑은 바다와 물 위에 떠 있는 여러 바위들
처음 촛대바위가 있는 추암해수욕장에 가서 이 바위 두 개를 보고 촛대바위라고 생각했다.
해안가 바위 너머로 뾰족하게 솟아오른 촛대바위와 푸른 바다 풍경
촛대바위
나무 데크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에메랄드빛 맑은 바다와 뾰족한 바위
이 뷰가 바로 해돋이 뷰다. 우린 해가 중천에 뜨고 왔지만..
푸른 바다 한가운데 솟아 있는 바위섬들의 풍경.
추암의 전설에 대한 설명이 한국어와 영어로 적힌 돌 안내판.

쓰인 그대로 적는다면

추암의 전설

기암괴석의 해안절경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그리움 매인 촛대바위의 사랑 이야기와 애국가 첫 소절의 배경화면으로도 널리 알려진 이곳 추암은 한국관광공사 선전 “한국의 가볼 만한 곳 10선”에 뽑힌 곳이고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역대의 명사 시인들이 즐겨 찾아 그 절경을 노래하였으며 조선 세조 때 세찰사 한명회가 그 경승에 취한 나머지 미인의 걸음걸이를 비유하여 “능화대”라 부르기도 하였으며 그 아름다움은 가히 동해 남부의 해금강이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옛날 이곳 추암 해안에 한 남자가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소실을 얻게 되었다.그 날 이후로 본처와 소실간에 투기가 빚어지기 시작했으며 이 두 여자의 시샘에 급기야 하늘도 노하여 벼락으로 징벌을 가해 남자만 남겨 놓았는데 오늘날 홀로 남은 촛대바위가 그 남자의 형상이라 한다.

1900년대까지 이 남자와 본처 그리고 소실을 상징하는 3개의 바위가 있었는데 그 중 2개의 바위가 벼락으로 부러져 없어졌다는 전설이 남아있다. 남성들에게는 일부일처제를 여성들에게는 현모양처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좀 더 나은 설명을 써 줄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다. 특히 애국가 첫 소절과 한국의 가볼 만한 곳 10선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라 안쓰는게 더 나았을 것 같다. 게다가 불필요하게 한문을 잔뜩 써놔서 누가봐도 꼰대냄새 풀풀 날 것 같은 아저씨가 헛기침하며 썼을 것같은 설명이다. 내가 본 한국에서 손에 꼽게 아름다운 풍경이었는데.. 이런 관광명소에 걸맞는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

맑고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해안가에 우뚝 솟아 있는 촛대 모양의 바위.
바위보다 맑은 물에 눈이 간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투명한 바다를 자랑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나무 데크 전망대에서 바다와 촛대바위를 구경하는 사람들.
남한산성의 정동방이 추암해수욕장임을 알리는 동해시의 돌 기념비.
비록 해가 다 뜨고 왔지만 이 곳은 해오름의 고장입니다.
에메랄드빛 맑은 바닷물과 그 위로 솟아 있는 바위섬.
바닷속 바위가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에메랄드빛 바다 수면.
푸른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뾰족하게 솟아오른 촛대바위의 윗부분.

제주도를 제외하고 이토록 물이 맑고 바위가 기괴하여 넋을 놓고 오랫동안 바라 볼 수 있는 곳은 아직 못 가본 것 같다. (아, 이전에 고성에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정말 이런 곳에 해가 뜨는 장관을 보게 된다면 사는데 있어서 새롭게 각오를 다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