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 313주년 탄생 기념 콘서트

숙소에 돌아와서 저녁을 간단히 먹은 뒤 9시가 다 되어서 에르미타주 앞 광장으로 나섰다. 도시 탄생일이라고해서 회사가 쉬는 날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길에는 사람들이 가득 차있다. 그간 보기 힘들었던 경찰들도 거리 곳곳에 배치되어서 질서 유지에 힘을 쏟았으며 그 사이에 몇몇의 길거리 아티스트들이 신나게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그리고 그 주위에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시를 나타내는 깃발과 러시아 깃발등을 휘날리며 춤을 추는 사람들 등으로 점점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과 대형 스크린, 그리고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의 뒷모습
출입구가 두 군데 였는데 내가 간 방향은 출입을 통제했다. 콘서트가 끝날 때까지 열어주지 않을 것을 안게 30분간 왜 안열어주는지 짜증낸 뒤다.
유럽풍 건물들이 늘어선 거리를 걷고 있는 많은 사람들
넓은 광장에 모여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멀리 보이는 기념탑

30분을 엉뚱한 출입구에 서 있다가 겨우겨우 다른 입구를 통해서 들어왔다. 이미 눈 앞에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으며 그 중 대다수가 관광객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러시아사람들이 많다. 최대한 비집고 무대 쪽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멀리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아… 어제 그 무용수들 진짜 이뻤는데.

드디어 시작!

야외 무대와 대형 스크린 앞에 모인 수많은 관중들

다행히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서 멀리서 봐도 지루하지는 않았다. 스피커도 엄청나게 빵빵하게 터져서 음악을 듣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재미난 것은 한 명 한 명 나올 때 마다 사람들이 수근대면서 이야기를 한다. 평가를 하는건지 누구냐고 묻는건지 알 수 없지만 내가 기억하는 한국의 성악가가 조수미 한 명이란 것에 비하면 여기 모인 사람들은 상당한 식견들을 가지고 관람을 지켜보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미술, 음악, 무용이 현대적인 것부터 고전적인 것까지 모두 접하는 이 곳 사람들을 보니 문화적인 부분의 깊이가 얼마나 다른지 느껴진다.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곳의 특징이라면 개개인이 좋아할 수 있는 범주가 넓다는 것이다. 그런 차이들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다양성이 강조되는 현대시대에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점에서 난 현재 러시아가 군사적인 부분만 두각을 보이지만 곧 경제와 문화에서도 치고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정치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경우다.

야외 무대 대형 스크린에 남성 성악가의 모습이 비치고 있는 장면
화려한 조명이 켜진 야외 무대와 스크린에 비친 여성 가수의 모습
대형 스크린에 비친 여성 성악가의 노래하는 모습
가장 큰 박수를 받은 가수. 이름이 안나 뭐뭐뭐 였는데 이 사람이 노래를 하기 전이나 후에는 정말 우뢰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붉은색 의상을 입고 춤추는 발레 무용수들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무대에서 드레스를 입고 춤추는 사람들과 오케스트라
어제 연습한 것 춘다!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무대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하는 성악가들
초록색 조명이 비추는 무대에서 노래하는 남녀 성악가
남자 성악가 두 명, 여자 성악가 두 명이 오늘 무대를 전부 채운다. 단 네 명일뿐인데 레파토리가 전혀 지겹지가 않다.
보라색 조명 아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앞에서 노래하는 붉은 드레스의 성악가
보라색 조명이 켜진 무대에서 인사하는 붉은 드레스의 성악가와 오케스트라 단원들
인형을 연기한 소프라노. 목소리가 정말 어디까지 올라가는지 기가찼다. 나한테는 이 사람이 주인공이다.
5월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오면 이런 공연을 공짜로 볼 수 있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야외 무대를 바라보는 수많은 관중들의 뒷모습
어두워진 저녁, 조명이 켜진 궁전 앞 광장에 모여 무대를 바라보는 사람들
조명이 켜진 궁전과 높은 기념탑이 있는 광장에 서 있는 사람들

한 두 시간이면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세 시간이 지나도록 끝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나이가 많은 분들이 몇 분 쓰러져서 구급요원이 투입되는 일도 두어번 있었다. 다행히 다들 곧바로 정신 차리고 귀가하셨지만 신병 훈련소에서 사람 쓰러지는 것 이후로 같은 모습을 또 봤더니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해가 완전히 떨어지고 난 뒤로는 너무 춥다.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어두운 밤거리에 가로등이 켜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길을 걷고 있다.
건물 앞 길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사람 주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구경하고 있다.

길에서는 다른 장르의 음악이 흘러 나온다. 모스크바 아르바트거리에서 만난 키노의 리더 빅토르 최의 음악이 이 거리에서 들린다. 한인이란 것을 굉장히 따지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민족의 우수성을 보여준 단지 국적이 러시아인 한국 음악가이지만 이 사람들한테는 누구한테도 못주는 러시아의 정신같은 사람이다. 러시아의 음악적 자존심을 세워주고 러시아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 이 음악가와 키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하나된 목소리로 ‘혈액형’을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소련이 굉장한 감시가 있었던 1980년 후반에 활동을 했음애도 불구하고 그의 가사는 목숨을 내놓고 부르지 않으면 안될 만큼 저항적인 노래다. 러시아 여행에서 키노의 음악이 들린다면 멈춰서서 주위 사람들과 함께 꼭 들어보길 바란다.

최근 윤도현이 한국어로 리메이크 했다. 왠만해선 윤도현이 더 전달력 없기 힘든데 원곡이 너무 좋아

혈액형 – 제9중대

Группа крови[그루빠 끄로비]
혈액형

1절.
Теплое место, но улицы ждут [쬬쁠라예 몌스따, 노 울리쯰 쥐둣]
따뜻한 곳, 그러나 거리는 기다린다.
Отпечатков наших ног. [앗삐차꼬프 브 나쉬흐 녹]
우리의 발자국을.
Звездная пыль – на сапогах. [즈뵤즈드나야 쁼-나 싸빠가흐]
구두 위에는 별의 먼지.
Мягкое кресло, клетчатый плед, [먁까예 끄례슬라, 끌롓차띄 쁠롓]
푹신한 안락의자, 체크무늬의 커버
Не нажатый вовремя курок. [녜 나좌띄 바브례먀 꾸록]
때맞춰 당겨지지 못한 방아쇠.
Солнечный день – в ослепительных снах. [쏘니치늬 젠-바슬례삐쩰늬흐 스나흐]
찬란한 꿈속의 햇볕 내리쬐는 날

후렴.
Группа крови – на рукаве, [그루빠 끄로비-나 루까볘]
소매위에는 혈액형
Мой порядковый номер – на рукаве, [모이 빠럇꼬븨 노미르-나 루까베]
소매위에는 나의 군번(순번?).
Пожелай мне удачи в бою, пожелай мне: [빠줼라이 므녜 우다치 바유, 빠줼라이 므녜~]
싸움에서 나의 승리를 빌어다오, 나를 위해 빌어다오.
Не остаться в этой траве, [녜 아스땃짜 베따이 뜨라볘]
이 들판에 남지 않게
Не остаться в этой траве. [녜 아스땃짜 베따이 뜨라볘]
이 들판에 남지 않게
Пожелай мне удачи, пожелай мне удачи! [빠줼라이 므녜 우다치, 빠줼라이 므녜~우다치]
나의 승리를, 나의 승리를 빌어다오!

2절.
И есть чем платить, но я не хочу [이 예시찌 쳄 쁠라찌찌, 노 야 니 하추]
값을 치를 것(수단)은 있지만,
Победы любой ценой. [빠볘듸 류보이 쩨노이]
나는 값싼 승리따윈 원치 않는다.
Я никому не хочу ставить ногу на грудь. [야 니까무 니 하추 스따비찌 노구 나 그루찌]
나는 누구의 가슴도 짓밟고싶지 않다.
Я хотел бы остаться с тобой, [야 하쩰 븨 아스땃짜 쓰 따보이]
나는 너와 함께 남기를 원했다.
Просто остаться с тобой, [쁘로스따 아스땃짜 쓰 따보이]
단지 너와 함께 남기를.
Но высокая в небе звезда зовет меня в путь. [노 븨쏘까야 녜볘 즈볘즈다 자뵷 미냐 프 뿌찌]
그러나 하늘의 높은 별은 나를 길로 부른다.

출처 다음 카페


경비

  • 28일까지 방값 300R
  • 점심 135R
  • 다나 담배 사 준거 115R
  • 저녁 95R
  • 페테르 오는 버스 20E

총 경비 645RUB, €20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46,558RUB + $312.26 +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