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샌디에이고의 역사 공원 둘러보기를 다녀왔는데, 오늘은 친구 가족과 함께 아이들을 위해 샌디에이고 시월드로 향했다. 샌디에이고가 원래 동물원으로 유명한 동네인데, 해양 쪽 동물원인 시월드도 그에 못지않게 유명하다. 1960년대에 문을 연 아주 오래되고 거대한 해양 테마파크라고 보면 된다.

입구에 도착하니 커다란 파도 모양의 파란색 구조물이 우리를 반겨준다. 연휴가 막 지난 1월 초라 그런지 날씨가 맑고 따뜻했으며 사람도 너무 붐비지 않고 적당해서 쾌적했다. 캘리포니아의 맑은 햇살은 언제 맞아도 기분이 좋다.

우리는 보통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쇼 시간에 맞춰서 후다닥 뛰어가는 스타일이다. 입장하자마자 커다란 쇼 시간표 안내판부터 확인했다. 워낙 넓은 곳이니 동선이 꼬이지 않으려면 시월드 앱을 미리 깔아서 쇼 타임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아이들을 위한 공연인 O.P. Otter 극장이었다. 크리스마스와 신년 연휴가 지났지만 아직 홀리데이 시즌을 테마로 한 공연을 하고 있었다. 사실 여길 애들 데리고 온 주된 이유가 이 유치하지만 교육적인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극장 안으로 들어가니 천장에서 조명이 번쩍이고 종이 꽃가루가 날리며 축제 분위기가 물씬 났다. 아이들은 금새 신이 나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아주 즐거워했다. 역시 애들 데리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 위 캐릭터들도 귀엽고 관객들 호응도 꽤 좋았다. 부모들 입장에서는 밖에서 다리 아프게 돌아다니다가 시원한 실내에 앉아 잠시 쉴 수 있는 꿀 같은 시간이기도 하다.

공연을 다 보고 나와서 본격적으로 해양 생물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서핑보드가 세워져 있는 터틀 리프 입구를 지나 거북이와 가오리 같은 동물인지 물고기인지 모를 녀석들을 보러 갔다.

솔직히 여기까지만 보면 한국의 코엑스 아쿠아리움과 비슷한 수준 같다. 수조 벽에 딱 붙어서 헤엄치는 가오리 배를 구경했는데, 볼 때마다 웃는 얼굴 같아서 참 묘하게 생겼다.

그다음에는 시간을 맞춰 돌고래 쇼를 보러 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살면서 본 돌고래 공연 중에 가장 멋졌다. 한국에서 본 것은 뭔가 조금 어거지로 만든 느낌이었는데, 여기 돌핀쇼는 클래스가 다르다고 느껴질 정도로 퀄리티가 좋다. 돌고래들 호흡도 기가 막히게 맞고 컨텐츠도 여러 개라 보는 내내 흥미로웠다. 동영상을 찍느라 넋을 놔서 정작 포스트에 올릴 사진이 얼마 없을 정도다.
여운을 안고 다시 거북이와 물고기를 보러 다녔다. 작고 예쁜 아이들보다는 크고 쉽게 보지 못하는 큼직큼직한 녀석들이 훨씬 많다. 중간에 출출해졌을 때는 식당 줄을 서는 대신 미리 준비해 간 도시락과 간식을 꺼내 먹었다. 테마파크 안에서 밥을 먹으면 비싸기만 하고 정신없는데, 이렇게 해결하니 시간도 아낄 수 있어서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 후에 시간이 돼서 이번에는 물개쇼를 보러 갔다. 친구 말로는 시월드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쇼가 바로 이 물개쇼라고 한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거라 자리를 잡고 앉아 기대를 좀 했다.
시작부터 물개들이 능청스럽게 연기를 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돌핀쇼가 화려한 기교를 보여주는 느낌이라면, 물개쇼는 그냥 작정하고 각 잡고 웃기려고 하는 쇼다. 핸들러와의 호흡도 너무 좋아서 정말 끝까지 깔끔하게 웃다가 끝났다. 마지막쯤에 바다코끼리도 나오는데 덩치는 산만한 게 움직임이 너무 웃겨서 진짜 탈 안에 사람이 들어있는 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라는
시월드는 규모가 너무 커서 한 번에 다 쓰기는 무리고 나눠서 올려야겠다. 일단 1부만 총평을 해보자면, 샌디에이고에 간다면 무조건 꼭 가야 하고 갈 때마다 가고 싶어지는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