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카위 동물원, 나 혼자 동물원가기 2부 - 코타키나발루

지난번에 이어 혼자 코타키나발루를 여행하는 아시아 남성의 록 카위 동물원 여행기다.

동남아의 대낮은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을 기진맥진하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평화로운 시간이랄까. 그 어떤 동물도 식욕이 없고 그늘에 누워서 입을 벌리고 잠을 잔다. 그 중에 제일 불쌍했던 동물이 하나 있다면 미니어처 말, 우리로 따지면 조랑말이다. 벽에 벽화도 그려주고 예쁘게 해놨지만 정말 불쌍한 표정으로 등 돌리고 서서는 헥헥대고 있다. 애 좀 씻겨주지 벽화랑 너무 딴판이라 보는 내가 민망하다.

갈색과 흰색 털이 섞인 조랑말 한 마리
벽에 그려진 하얀 말 그림
이건 좀 너무 사기인데욤?
진흙 바닥에 서 있는 거대한 뿔을 가진 갈색 소
파란색 플라스틱 통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뿔이 큰 갈색 소
우리나라에선 못보는 긴뿔소. 소답게 눈이 엄청 순해보인다.

동물원을 반바퀴 돌고나니 입구 맞은편에 있는 식물원에 다달았다. 식물원을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예쁜 꽃이 있으면 집에 계시는 식물학자보다 더 식물을 사랑하는 김여사님께 사진이라도 찍어 드리려고 들어섰으나 곧 실수였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대개 식물원이면 그늘이 가득해서 태양으로부터 완벽하게 쉴 수 있는 공간, 뭐랄까 밀림 안은 굉장히 시원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을 기대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똑같이 덥고 더 습하다. 심지어 길은 왜 이리도 길게 만들었는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안난다. 심지어 계단까지 있다니!! 꽃도 그닥 없고 무시무시한 나무들만 가득하니 애지간해서는 걷는 것을 비추천한다. 연인이라면 안에서 키스도 하면서 즐겁게 걸을지 몰라도 혼자서 걸으면 고행길이다.

록 카위 식물원 입구를 알리는 환영 표지판
네펜데스 식물에 대한 설명이 적힌 안내판
설명만 적혀있는 네펜데스 (일명 벌레잡이통풀)
생강이라고 적힌 팻말 아래 자라고 있는 식물들
힘든데 한 뿌리 캐갈까…
숲을 배경으로 피어있는 하얀색 스파티필름 꽃
초록색 잎사귀 사이로 피어난 붉은색 꽃
초록색 잎들 사이로 돋보이는 붉은색 길쭉한 잎을 가진 식물
햇빛이 스며드는 울창한 열대 우림 속 산책로
사진도 뭔가 대충 찍는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숲 속 경사면을 따라 설치된 나무 계단
식물원에 이런 끝없는 계단이 굳이 필요했을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무 기둥 표면에 빽빽하게 돋아난 길고 날카로운 가시들
이 식물원이 위험한 것은 까불거나 힘들다고 나무에 부딪히다간 응급실에 실려가기 쉽상이란 것이다. 몇몇 나무들은 이렇게 우리나라에선 절대 볼 수 없는 자기방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덥고 정신이 나갈 것 같아도 정신줄을 꽉 붙잡고 걸어다녀야 한다.

식물원을 겨우겨우 통과하니 정말 최적의 장소에 콜라 파는 곳이 있다. 식물원을 힘들게 만든 이유가 왠지 이 가게에서 돈 좀 벌겠다는 생각이 아닐까란 잡념이 머리 속에 가득하다. 그래도 콜라 한 잔 마시니 정신이 번쩍드는게 정말 살 것 같다. 누가 탄산음료가 몸에 안좋은 최악의 음식이라 했는가!?

시간이 조금 지나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쪽 동물들은 기력이 좀 좋은 애들인지 몰라도 오던 길에 있던 동물들과는 다르게 돌아가는 길에 있는 동물들은 기력이 넘친다. 종류도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은데 이상하게 힘이 넘쳐 보이는 것 보니 해가 어느 정도 지나간 것 같다.

흙바닥에 흩어진 풀을 먹고 있는 갈색과 흰색이 섞인 조랑말
우리 이쁜이 조랑말도 기운 차리고 밥을 먹기 시작한다. 그런데 너무 외로워 보이는데.
철조망 울타리 너머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에뮤
나 얘랑 닮은 애 아는데..
초록빛 물속에서 헤엄치며 머리를 내밀고 있는 수달 세 마리
이 동물원에서 가장 부러운 수달 가족. 다른 애들은 물은 커녕 그늘도 조그마한데 수달이란 이유로 이런 좋은 물웅덩이에서 수영하며 논다.
나뭇가지를 잡고 나무 위에 앉아 있는 검은 원숭이
무성한 초록 잎이 가득한 나무 위에 앉아 있는 검은 원숭이
사람 구경 중이신 원숭이. 누가 누굴 구경하는건지 이젠 좀 헷갈린다.
나무로 된 정자에서 연못과 숲을 바라보는 어른과 아이들
이 동물원의 실질적인 주인들.
초록색 물이 있는 얕은 연못을 건너는 호랑이
풀밭 옆 흙길을 걸어가는 호랑이
드디어 호랑이가 움직였다!!! 그리고 애기 두 명이 동시에 운다!!! ;;;;;;;;;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아이가 어른의 손을 잡고 길을 걷는 뒷모습
흙바닥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검은 곰 두 마리
뒷다리로 서서 위를 올려다보고 있는 검은 곰 한 마리.
저 반달무늬곰은 우리나라에만 있다고 하지 않았나?
콘크리트 벽에 기대어 서 있는 검은 곰과 그 뒤를 걷는 또 다른 곰.
나무 데크 위에서 아래쪽 우리에 있는 검은 곰 두 마리를 내려다보는 관람객들
뭐 먹을거라도 주는 줄 알고 진짜 두 발로 춤을 춘다. 애기가 신기해서 애교를 부리는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춤을 춘다. 다른 동물들은 사람을 보는 눈이 “어우 정말 지겨워 죽겠다. 퇴근 좀 하자” 였다면 여기 곰들은 “놀아줘! 놀아줘!!! 야 내려와서 놀자!!!!!”이다.
나무 기둥으로 만들어진 그늘막 아래에 모여 있는 코끼리 무리.
하나같이 웃는 눈을 하고 있는 코끼리 가족. 날이 좀 선선해졌는지 이 가족들도 그늘을 벗어나 어슬렁대기 시작한다.
얕은 물웅덩이 가장자리에 서서 코를 내밀고 있는 작은 코끼리.
낮은 울타리 너머로 풀밭에 서 있는 크고 작은 코끼리 세 마리
모녀?
철책 너머로 긴 상아를 드러내고 서 있는 큰 코끼리.
이 그룹의 대빵인듯한 코끼리. 제일 덩치가 크고 이 친구가 오면 다들 싫어한다. 딱 갑질하는 관리자!!!
흙탕물 속에 몸을 반쯤 담그고 목욕을 즐기는 코끼리 두 마리.
철망 안 횃대에 앉아 발로 먹이를 쥐고 있는 붉은 깃털의 앵무새.
철망 안에서 꼬리가 풍성한 검은색 소동물이 금속 접시에 담긴 먹이를 먹는 모습.
철망으로 된 우리 안에서 위로 기어오르는 검은색 동물의 뒷모습
새 모이는 저 놈이 다 먹는다. 진짜 멍청한 애들은 쫓지도 않고 멀뚱멀뚱보다가 한 번 정도 “끄아아아아아악~~~” 하고 운다.
나무와 풀이 무성한 정원에 원숭이, 코뿔소 등 여러 동물 조각상들이 배치된 모습

동물들 한 장 씩 찍은게 아까워서 가차없이 올렸더니 포스팅 길이만 괜히 길고 내용은 별 것 없다. 10년 뒤에 보고 나서 ‘아~~ 이랬었는데’ 하고 과연 되내일 수 있을까. 이 포스팅 다시 보면 감흥보다는 왠지 모르게 목이 마를 것 같다.


경비 (보수적으로 계산하여 x 300원 하면 한국돈으로 계산 됩니다)

  • 9월 4일까지 숙소비 RM 120
  • 록카위 이동 RM 25
  • 음료 RM 3
  • 록카위 동물원 입장료 RM 20
  • 콜라 RM 2
  • 숙소 이동 RM 20
  • 점심 RM 20.3
  • 제셀톤 이동 RM 7
  • 만타나니 나나문 투어 예약 RM 230
  • 레프링 예약 RM 160
  • 탄중아루 이동 RM 7
  • 아이스크림 RM 9.5
  • 숙소 이동 RM 8
  • 하드락 카페 이동 RM 5
  • 하드락 카페 핀 구입 RM 112
  • 하드락 카페에서 저녁 RM 102
  • 숙소로 이동 RM 5
  • 음료수, 간식 RM 20.9

하루 쓴 비용 : RM 876.7

여행 총 경비 : 2875000원 + RM 25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