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샌디에이고의 역사 공원 둘러보기를 끝내고 다리가 아파올 때쯤 돌아나오는 길이었다. 들어갈 때는 다들 밥만 먹고 있어서 그냥 지나쳤는데, 밤이 되니 분위기가 확 달라져 있었다. 멍하니 걷고 있었는데, 눈앞에 커다란 나무와 함께 엄청나게 큰 건물이 나타났다.

발길 닿는 대로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멕시코 스타일의 장식들과 커다란 선인장 사이로 사람들이 가득했다. 야외 자리 곳곳에 난방기가 켜져 있어서 꽤 아늑해 보였다. 살짝 쌀쌀한 날씨였는데 난방기 덕에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어 보인다. 만약 여기서 밥을 먹으며 구경한다면 무조건 히터 근처 따뜻한 자리를 사수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대 쪽에서는 지역 축제 같은 흥겨운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꼬마 애들이 먼저 나와서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꽤나 귀엽다. 동네 학원이나 학교에서 단체로 온 아이들 느낌이다. 듣기로는 샌디에이고가 멕시코 국경이랑 워낙 가까워서 이런 찐 멕시코 바이브를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너무 멕시코같아서 여기가 어딘지 헷갈릴 정도다.

무대 앞에는 가족들이 한가득 모여서 폰으로 촬영하며 응원하고 있었다.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거의 BTS 급이라서 나도 덩달아 멈춰 서서 구경하게 되더라.

뒤이어 성인반 댄서들의 무대도 이어졌다. 확실히 어른들이라 힘과 기술이 달라서 보는 맛이 달랐다. 그래도 열기 자체는 꼬마들이 춤출 때가 가장 뜨거웠던 것 같다.


다 구경하고 빠져나오는 길에 보니 화려한 항아리와 함께 입구 팻말이 있었다. 처음에 어디가 입구인지 헷갈렸는데 전체적인 멕시코풍의 화려한 장식과 조명이 꽤 인상 깊다. 음식 맛을 못 본 건 살짝 아쉽지만 무료 공연을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분위기가 꽤 괜찮아서 가족 단위로 아이들을 동반해서 오면 다들 좋아할 것 같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꼭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이 분위기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