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보아 공원, 유럽같은 느낌의 평화로운 공원-2024년 1월 9일, 샌디에이고-Balboa Park in San Diego, United States

붉은색 보도블록 위에 서 있는 다람쥐 한 마리
나무 그늘 아래 흙바닥에 앉아 있는 다람쥐

잠깐 친구와 산책하다가 인사를 나누고, 혼자서 반대쪽 광장으로 걸어갔다. 넓은 잔디밭과 야자수, 그리고 둥근 발보아 공원 표지석이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공원 역사가 꽤 깊은 모양인지 벽면 한쪽에 1868년이라고 적힌 오래된 동판도 눈에 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공원의 분위기가 걷는 내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푸른 하늘 아래 넓게 펼쳐진 잔디밭과 주변을 둘러싼 나무들
발보아 파크라고 적힌 둥근 화단과 그 뒤로 보이는 작은 건물과 야자수
발보아 파크의 설립을 기념하는 내용을 담은 벽면의 청동 명판

길을 따라가다 보니 성당처럼 생긴 엄청나게 화려한 건물이 나타났다. 와, 미국이 아니라 유럽의 어느 오래된 도시에 뚝 떨어진 듯한 기분이다. 건축가 버트럼 굿휴가 스페인 식민지 부흥 양식으로 설계한 건물인데, 지금은 인류학 박물관인 뮤지엄 오브 어스로 쓰인다고 한다. 입구 외벽에 빈틈없이 새겨진 정교한 조각들을 보니 확실히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한 가운데 떨어진 것 같다.

정교한 조각으로 장식된 입구와 높은 탑이 있는 박물관 건물 외관
다양한 인물상과 문양으로 화려하게 조각된 박물관의 아치형 나무문과 벽면

아치형 기둥이 길게 이어지는 회랑을 지나 샌디에이고 미술관 앞을 구경했다. 며칠 전에 갔던 샌디에이고의 역사 공원 둘러보기도 그렇고 샌디에이고는 미국 같지 않은 독특한 풍경을 곳곳에 품고 있는 도시 같다. 그늘진 회랑을 걸으니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게 스쳐 지나간다.

아치형 기둥이 길게 늘어선 회랑을 걷고 있는 사람들
화려한 조각과 동상으로 장식된 샌디에이고 미술관의 웅장한 외관

광장 쪽으로 나오니 빨간 파라솔 아래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미술 동호회인지 이젤을 펴놓고 각자 조용히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인다. 아무도 바쁘게 걷지 않고 그늘 아래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풍경이 꽤나 인상적이다.

붉은 포인세티아 화단과 야자수가 어우러진 맑은 날의 발보아 공원 풍경
샌디에이고 미술관 앞 광장에 모여 그림을 그릴 준비를 하는 미술 동호회 사람들

그 옆으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만 홀로 솨아아 시원하게 물을 토해내는 커다란 분수가 있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파란 샌디에이고의 하늘과 분수 물줄기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 기차역으로 가기 전, 유럽 같은 이곳에서 잠깐이나마 기분 좋게 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샌디에이고 일정이 빡빡하지 않다면 오전에 가볍게 산책하러 오는 것을 추천한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어내는 발보아 공원의 둥근 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