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 속에서 쉬지 않고 걸은 탓에 금새 탈진되었다. 어떻게든 기력을 회복해야했기에 점심을 먹자고 하였더니 호이안에서 꼭 먹어야 하는 레스토랑이 있으니 거기로 가자고 한다. 그 꼭 먹어야 하는 레스토랑이 바로 모닝글로리다. 길을 걷다보니 호이안의 레스토랑은 장사를 하기가 꽤 힘들어 보인다. 입구는 다들 비슷비슷해서 손님이 안에 들어가 봐야만 고급인지 패스트푸드 수준인지 확인 할 수가 있다. 모닝글로리도 간판도 거의 보이지 않고 앞에 누가 호객행위도 하지 않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구글지도 덕분에 금새 찾기는 했지만 배터리가 없는 상황이라면 주위 사람들에게 꼭 물어보길 바란다. 유명한 가게인지 다들 잘 알고 있다.

안에 들어서면 인테리어와 오픈된 주방이 꽤나 잘하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요리사마다 주방을 오픈하는 것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나에게는 어느정도 위생과 맛이 확보가 된 곳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호이안의 대부분의 가게들은 등을 천장에 하나 둘 씩 달고 있는데 어떠한 공간이든 은은하고 차분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모닝글로리의 인테리어도 시끄럽게 돌아가는 에어콘과 선풍기, 주문을 받아서 얼른 식사를 내주려는 종업원들의 백색소음을 아주 은은하게 만든다. 전부 호이안 스타일의 등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만능 인테리어는 지역마다 하나씩 있었다. 지금 기억나는건 나고야에서 본 일본식 미닫이문과 발리의 힌두교 석상이다. 내부가 어떻든 이 문과 석상이 있다면 각 지역의 공간에 대한 특징이 살아나며 왠지 모를 안정감도 함께 준다. 그렇다고 이것저것 다 놓지는 말아야겠다. 잠깐 상상해 봤는데 일본 미닫이 문에 시바석상이 있는데 천정에는 호이안 등이 달려있으면 꼭 창고에 온 것 같이 복잡한 느낌일 것 같다.
사실, 인테리어보다 내 몸상태가 더 중요헀다. 그래서 전부 알아서 시키라고 한 뒤 라루 맥주만 얼른 주문했다. 아테네도 이렇게 더웠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동남아에만 오면 첫 날에 컨디션을 찾지 못한다. 발리에서도 그랬고 세부에서도 그랬다. 덥다면 남유럽이 더 더웠던 것 같은데. 내 경우는 몸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 어릴 때 007시리즈를 정말 재미있게 보고 제임스 본드를 우상으로 삼아서 스파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동남아로 임무를 수행하러 왔다면 아마 첫 날 백프로 잡혔을 것 같다.





혼이 거의 빠져 나간 상태여서 사진이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없게 나왔다. 폭망한 사진과는 다르게 프로가 만든 이 곳의 음식 맛은 괜찮다. 향신료에 민감한 남자가 먹기에 먹을만 했고 특히 국수는 향이나 국물 냄새가 강하거나 약하지 않고 딱 좋았다. 역시 면 요리로 유명한 국가답게 면 요리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전국민이 다 아는 것 같다. 게살에 올라간 완탕튀김은 에피타이저로 먹기 딱 좋았으나 화이트 로즈 덤플링은 근래에 먹은 덤플링 중 젤 별로였다. 만두피가 해파리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덤플링하면 역시 딘타이펑인데 그 덤플링을 생각하고 맛을 봐서 별로 일지도 모른다.
세 개 시켜서 두 개 괜찮고 하나 별로 였으니 아주 만족스럽다. 같이 여행 온 애가 집에서 요리하는걸 즐기지만 뭘 주든 맛있게 먹는 축복받은 혓바닥의 소유자여서 들어오면서 조금 걱정했다. 첫 끼니인데다 완전 탈진이 오기 전에라 잘 먹어야하는데 과연 맞출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시간 들여 구글링을 어마무시하게 하더니 성공했다.
그런데 왜 기력은 회복이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