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창동 순두부 LA 한인 타운, LA에서 정말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먹기 좋은 BCD 순두부-2024년 1월 5일, 로스앤젤레스-BCD Tofu House in LA, United States

미국 여행 일정 중 친구 가족들과 함께 LA 한인 타운에 있는 북창동 순두부에 다녀왔다. 친구가 매일 미국식 밥만 먹다가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해서 방문하게 된 곳이다. 미국 한복판에서 순두부찌개를 먹으러 갈 줄은 몰랐는데 타지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꽤나 간절한 메뉴인 것 같다.

파란 하늘 아래 BCD 북창동순두부 간판과 하얀 천막이 있는 식당 외관

건물 외관을 보니 파란 하늘 아래 우뚝 솟은 야자수와 한글 간판이 묘하게 섞여 있는 풍경이 참 이국적이다. 24시간 영업한다는 영어 문구 아래로 익숙한 BCD 마크를 보니 왠지 모르게 반가운 느낌이다. 한국에서는 흔하게 보는 간판인데 캘리포니아 햇살 아래서 보니 느낌이 사뭇 다르다.

안으로 들어가니 제법 넓은 식당 안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카트를 끌고 다니며 바쁘게 서빙하는 모습이 한국의 어느 바쁜 식당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다. 가족 단위 손님부터 혼자 온 사람까지 참 다양한 사람들이 한식을 즐기고 있었다.

식당 내부에 여러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고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서빙하는 모습

자리에 앉으니 아이들을 위한 세팅을 먼저 해주는 점이 눈에 띈다. 미국 레스토랑의 좋은 점이 아이들에게 서비스가 좋아서 이런 그림 그리기가 항상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메뉴를 고르고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게 배려해 주는 문화는 한국 식당들도 참고하면 좋겠다. 물론 지금 가격에서 해주시면…

어두운 색 테이블 위에 놓인 어린이용 색칠 놀이 메뉴판과 크레용 네 자루
미국 레스토랑 좋은 점이 아이들에게 서비스가 좋아 이런 그림 그리기가 항상 준비되어 있다

크레용을 쥐어주니 아이들이 메뉴판 뒷면의 그림에 색칠을 하며 얌전해져서 밥 먹기가 한결 수월하다. 키즈 메뉴도 제법 잘 구성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아주 잘 먹으니 가족 단위로 방문한다면 적극 활용하도록 하자. 밥투정 없이 한 끼를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귀중한 아이템이다.

뜨거운 철판 위에 양파와 함께 수북이 담긴 양념 소갈비구이

우리는 여러 가지 메뉴를 시켜서 다 같이 나눠 먹기로 했다. 먼저 나온 LA 갈비는 철판 위에서 양파와 함께 담겨 나오는데 겉보기에는 제법 그럴싸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한국 사람이다 보니 고기 굽기가 너무 오버쿡인 것 같고 다른 반찬들의 조리 상태도 한국 음식은 맞는데 맛집의 느낌은 아니라서 내 입맛에는 조금 아쉬운 맛이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가격이 어마무시하기 때문이다.

철판 위에 얇게 썬 양파를 깔고 붉은 양념에 볶아낸 돼지고기 요리

빨간 양념의 돼지 불고기도 파를 얹고 철판 위에 수북하게 쌓여서 나온다. 보기에는 매콤하고 아주 먹음직스러운데 이것 역시 전반적으로 간이 한국 본토에서 온 사람한테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 식당 특유의 그 감칠맛이 부족하고 뭔가 양념이 먹던 것과 다르달까.

철판 위에 파와 양파를 곁들여 볶아낸 얇은 소고기구이

간장 양념의 소불고기도 파와 곁들여져서 나오는데 밥반찬으로는 무난한 편이다. 고기 요리들이 전체적으로 맛이 들쭉날쭉하고 불맛이 부족한 느낌이라 한국 북창동 순두부의 퀄리티와 비교하면 조금 실망스럽다. 아무래도 미국인 입맛 기준으로 조리하다 보니 맛이 다른 것 같다.

소고기구이, 매운 돼지고기 볶음, 갈비, 튀긴 만두, 생선구이 등 다양한 한국 음식이 차려진 식탁

조기 구이와 만두 튀김까지 한 상 가득 차려놓고 보니 겉보기에는 잔칫상이 따로 없다. 그런데 메뉴판을 보고 계산을 해보니 전체적으로 한국 대비 2에서 3배는 비싼 느낌이다. 아무리 미국 물가라지만 순두부 한 끼 먹으려다가 내 얇은 지갑이 종잇장처럼 바스라지는 기분이다. 한국에선 회사 점심으로 먹는 곳인데 여기서 그렇게 먹다간 파산하겠다.

돌솥에 담긴 흰 쌀밥과 날계란이 들어간 붉은 순두부찌개, 그리고 생선구이

마지막으로 메인인 순두부찌개와 돌솥밥이 나왔다. 거의 동시에 나오지만 반찬이 먼저 나온다. 돌솥에 갓 지어 나온 흰쌀밥은 고슬고슬하니 참 맛있어서 반찬 없이도 먹을 만하다. 순두부찌개는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데 국물의 깊이가 한국에서 먹던 것보다는 그닥 진하지 않다.

한국에서 온 나는 굳이 비싼 돈 주고 와서 먹을 필요 있을까 싶었지만 미국에서 지내는 친구는 혼자 아주 신났다. 맛보기 힘든 고향의 맛이다 보니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는 것을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니까 먹지 한국이면 절대 안 먹을 것 같다.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한식으로 배를 채우고 나니 속은 편안하다. 타지에서 향수병 걸린 유학생들에게만 추천한다. 아니면 북창동 순두부 본점의 느낌이 뭔지 궁금한 사람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