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영실 코스 등반, 하산 - 제주도

라면에 김밥도 잘 먹고 충분히 쉬고 내려왔다. 시간이 생각보다 꽤나 많이 걸려서 올라온 길 그대로 다시 내려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올라가는 길이 워낙 힘들어서 내려가는 길은 쉬울거라 생각했지만 급경사는 올라가는 사람이든 내려가는 사람에게든 공평하게 힘들다. 한 발 내릴 때마다 ‘어이쿠’, ‘아이고’ 소리가 입에 루프스테이션을 달았는지 반복적으로 나온다.

밧줄이 연결된 나무 기둥 위에 까마귀 한 마리가 앉아 눈 덮인 산등성이를 바라보고 있다.
까마귀가 ‘가냐?’라는 줄
눈이 군데군데 쌓인 가파른 바위산 능선 위로 구름이 걸쳐 있는 풍경이다.
산을 타고 구름이 넘어오는 것은 정말 멋지다.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하늘을 배경으로 잎이 다 떨어진 앙상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울창한 침엽수림 사이로 강렬한 햇빛이 쏟아져 내리며 숲속 바닥의 식물들을 비추고 있다.
눈이 쌓인 덤불 너머로 짙은 안개와 구름에 휩싸인 거대한 산봉우리가 희미하게 보인다.

힘겹게 해가 떨어지기 전에 산에서 내려왔다. 집에 바로 가기는 아쉬워서 누나가 찾아놓은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 하고 들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내가 그렇듯 길을 잘못들어서 엄한 곳에 도착했다. 나는 여기가 어디냐고 휴대폰과 싸우고 있는데 풍경이 좋다고 다들 밖으로 나간다. 시간 압박없이 여행하는건 아무래도 유전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해 질 녘 붉게 물든 하늘 아래로 바다 수면 위에 햇빛이 반사되고 있으며 앞쪽에는 검은 바위들이 있다.
얼떨결에 온 곳 치고 해 지는 것 보기 참 좋은 곳이다
절벽 위에 자란 소나무 실루엣 너머로 해가 지며 바다 위로 길게 빛이 반사되고 있다.
해가 지는 바다를 향해 뻗어 있는 나무 데크 길 위를 걷고 있는 밝은 털색의 개 두 마리이다.
이 동네 바보 개들
해 질 녘 바다를 배경으로 나무 데크 길 위를 걷고 있는 두 마리의 개.
풀밭에서 사람을 올려다보는 밝은 털색의 개 두 마리.
어슬렁 어슬렁 다니더니 한 명 한 명한테 애교를 부린다. 시골 바보 개들은 어딜가나 이쁘다. 이상한거 안주워먹고 차도에서 좀 조심히 다니면 좋으려만
검은 바위로 이루어진 해안가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과 언덕 위의 나무들.
지도에 표시라도 할걸. 마을이 정말 예쁘다.
잔잔한 바다 위에 검은 현무암 바위들이 솟아 있는 해안가 풍경.
바다 위로 해가 지며 수면에 빛이 반사되는 해안가 일몰 풍경.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바다 수면과 검은 바위들이 있는 풍경.

다시 주소를 제대로 치고 목적지인 ‘제주카페 스르륵’에 도착했다. 그냥 슬쩍봐도 돈 많이 들었겠다고 생각되는 건물이다.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커피숍 안에서 보는 바다 풍경도 아름답다. 특히 해 질 무렵의 바다를 은은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은근히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들이 있다.

큰 창문이 있는 네모난 이층 건물 두 동과 그 앞으로 걸어가는 두 사람.
커다란 바위들 뒤로 통유리창이 있는 현대적인 2층 건물과 주차된 하얀색 자동차가 보인다.
길가에 세워진 출입 제한 안내문과 13세 이하 노키즈존 안내문 입간판.
길을 넓히면 제한 조건이 두 세개 더 늘어날 것 같다.
유리창 너머로 실내에 엎드려 쉬고 있는 밝은 털색의 개 두 마리.
아까 바보 개들인줄 알았네.
바다가 보이는 큰 창문과 나무 테이블, 가죽 의자가 있는 카페 내부에서 주문하는 사람.
꽃무늬 접시에 담긴 겹겹이 쌓인 진한 초콜릿 케이크와 거품이 올려진 따뜻한 커피.
나무 테이블 위에 놓인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초코 케이크, 그리고 차가운 음료 두 잔.
가격은 서울의 유명 커피숍과 동일하다. 자릿세라고 생각하면 음료랑 케익이 이해가 된다.
바닷가 갯바위와 산책로가 이어져 있는 평화로운 해안가 풍경.
유리창에 악보가 그려져 있고 그 너머로 해안 도로와 바다가 보이는 풍경.
햇빛이 반사되는 바닷가 갯바위 위를 걷고 있는 밝은 색 털의 개.
엇 사진 순서가 잘못되서 바보개가 여기 나왔네
바다를 배경으로 유리창에 음표와 높은음자리표가 그려져 있는 모습.
줄이 하나 없지만 아이디어가 좋다.
해가 지고 있는 바다를 배경으로 잔디밭에 나무 의자와 탁자가 놓여 있는 모습.
해 질 녘 바닷가 검은 바위와 억새풀 너머로 태양이 빛나는 풍경

이렇게 쉬고 중간에 강정포구횟집에 가서 히라스 한 접시 포장한 뒤에 숙소에서 배불리 먹고 뻗어버렸다. 첫날부터 무리한거 아니냐고 셋이 걱정하면서도 내일은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자세하게 계획 잡지 않고 그 때 그 때 맞춰서 여행하는 것도 후천적인게 아니라 유전인 모양이다. 내일 갈 곳만 이야기 한 뒤에 언제까지 갈지 언제 일어날지는 전혀 말도 없이 디립다 눕는다.

“뭐 내일되면 어떻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