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거리, 작가의 산책길이라 불리는 길 - 제주도

점심에 들린 곳은 이중섭 거리이다. 예술쪽은 문외한인지라 이중섭하면 강렬하게 소가 그려진 대표작 말고는 아는바가 없다. 제주도에서 주로 살았는지 이중섭이 거주했던 공간 주위로 예술가들의 거리가 펼쳐졌는데 별로 재밌지는 않다. 왠지 예술가의 거리라고 하면 그림이 걸려있고 화가들이 주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면서 작품에 몰두하는 장면이 상상되지만 이 길은 그냥 엄청 큰 편집샵같은 느낌이다. 물론 엄청나게 큰 편집샵을 좋아하는 여성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이 집 저 집 기웃거리며 이것저것 둘러보고 들어본다. 그렇다. 난 그냥 쇼핑이 하기 싫다.

작가의 산책길 코스와 주요 명소가 그려진 종합 안내도 표지판
나무 울타리 너머로 붉은 꽃이 만발한 나무와 주변의 아기자기한 건물들
상점 유리창 앞 네모난 화분에 꽂혀 있는 분홍색과 베이지색의 풍성한 장식용 억새
제주 앞바다에서 나는 해상식물이란다. 이름은 까먹었는데 몇 개 사자는 엄마 말리느라 힘들었다.
소가 끄는 수레와 이를 끄는 사람, 수레 위에 앉은 사람들을 표현한 조형물
이중섭 화가가 피난 와서 거주했던 곳임을 알리는 이중섭 거주지 안내판
의외로 오래 지낸 곳이 아니라 딱 1년 피난온 곳이다.
짚으로 지붕을 엮은 전통 초가집 앞에 서서 구경하는 두 사람
이중섭 거주지
초록색 잎사귀를 배경으로 피어 있는 하얀 솜털 모양의 씨앗
가장자리에 흰 테두리가 있는 둥글고 도톰한 초록색 잎사귀들

의외로 얼마 머물지 않았던 지역에서 가장 열렬히 이중섭을 기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곳으로 기록되어 있어서일까? 아니면 가장 괴로웠던 곳? 아니면 그냥 서귀포시장이 머리를 잘써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대단한 인물인 것은 알 수 있다. 이중섭의 미술품이 한 점도 없는 이중섭 거주지에서 이중섭이란 이름만으로 이렇게 사람들을 모아서 하나의 마을을 만드는건 화가로서 이 사람들에게 준 강렬한 무언가일 것이다. 그게 뭔지 작품을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고 본다고 해도 “오오! 이게 그 이중섭의 황소야?”하고 10초 보고 프리패스로 지나칠 문외한에게는 공감할 수 없는 차원의 느낌들이다.

글 쓰고 보니깐 이중섭의 작품들을 보러 한 번 보고 싶은데 어디서 볼 수 있을려나. 설마 프랑스 루브르나 일본에서 다 가져가 한국서는 못보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하얀 벽에 이중섭의 시 '소의 말'이 적혀 있고 그 아래 선반에 이중섭의 흑백 사진이 놓여 있다.
하얀 벽에 적힌 이중섭의 시 '소의 말'과 선반 위에 놓인 이중섭의 흑백 사진을 가까이서 찍은 모습이다.
이 방이 꼭 옛날 장례식장 분위기인 것 같은 것은 나만 느낀 것 같다.
이중섭 거리를 걷는 사람들과 길 양옆으로 늘어선 상점들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도로 바닥에 턱을 괴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아스팔트 도로 바닥에 '이중섭 문화의 거리'라는 글씨와 물고기, 꽃 그림이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