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파란 하늘 아래 한적한 샌디에이고 주택가 거리를 걷다가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찾았다. 며칠 전에 갔던 샌디에이고 로컬 햄버거 가게 같은 서부 스타일 대신 오늘은 동부 패스트푸드를 먹어보기로 했다. 길가에 보이는 저지 마이크 섭이라는 곳인데 이름도 처음 들어보고 샌드위치도 어떤 게 시그니처인지 몰라서 일단 들어가 봤다.


매장에 들어가니 치즈 스테이크라는 듣도 보도 못한 장르의 메뉴들이 적혀 있다. 어떤 걸 고를지 몰라 일단 제일 무난할 것 같은 치킨 필리를 주문했다. 쇼케이스 앞에는 빵과 채소, 칩들이 쌓여 있고 직원이 주문받은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다.


매장 한쪽 벽에는 뉴저지 해변 풍경 같은 그림이 크게 그려져 있는데 인테리어에서 특별히 인상 깊었던 점은 없다. 한편에는 우버이츠나 도어대시 같은 배달 앱 전용 픽업 선반이 층별로 잘 나뉘어 있는 걸 보니 현지인들이 배달로도 많이 시켜 먹는 모양이다.


자리에 앉아 밖을 보니 노란 스쿨버스가 지나가서 미국 동네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혼자 먹기에 딱 적당해 보이는 샌드위치와 시원한 탄산음료를 받아 들고 테이블에서 포장을 열었다.


한 입 베어 무니 녹은 치즈와 닭고기, 피망 같은 것들이 들어 있다. 안에 들어가 있는 소스가 부드러우면서 짭조름한 것이 개성은 확실하다. 하지만 소스로만 승부를 보는 느낌이라 맛이 부족함이 있다. 내용물이 많아서 입에서 여러 가지가 씹힌다거나 하지 않고 오로지 소스를 빵에 찍어 먹는 느낌이다.


소스가 독특한 게 동부 지역 흑인 스타일의 음식이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잘은 모르겠다. 많이 기대하고 왔는데 가격에 비하면 굳이 다시 주문할 것 같지는 않다. 낯선 프랜차이즈에 도전해 본 것으로 만족하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