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 바싹 불고기, 역전회관 마포본점-미슐랭을 계속 받은 바싹 불고기 맛집 20260407

친구랑 공덕에서 만나기로 해서 어디 갈까 고민했다. 공덕이란 동네는 돌아다녀 보면 맛집이 상당히 많은 느낌이다. 최근에 생긴 트렌디한 식당들과 전통적으로 오래된 노포가 한데 섞여 공존해서 정말 다양한 종류의 맛집이 많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공덕은 압구정이나 홍대처럼 옷가게나 소품샵만 조금 더 활성화되면 성수 다음으로 뜰 수 있는 동네라고 생각한다. 여튼 오늘은 그중에서도 좀 제대로 된 고기반찬을 먹고 싶어서 미슐랭에 선정되었다는 역전회관 마포본점으로 향했다.

역전회관 간판이 걸린 식당 외관과 입구로 들어가는 사람

골목을 지나 역전회관 건물 앞에 도착했다. 외관부터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으면서도 오래된 노포의 내공이 엿보인다. 입구 옆에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10년 연속 빕구르망 선정이라는 커다란 홍보물이 눈에 띈다.

간판 아래쪽을 보니 전국 100곳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는 문구도 보인다. 1962년부터 시작해서 4대째 이어온 한식당이라니 그 역사가 꽤 깊은 모양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걸 보니 동네 찐맛집이 맞는 것 같다.

식당 내부에 전시된 미슐랭 가이드 선정 명패와 각종 인증서들

실내로 들어가자마자 계산대 옆 입구 쪽에 미쉐린 가이드 명패가 쫙 깔려 있는 것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2022년부터 가장 최근인 2026년까지 연도별로 받은 빨간 명패들을 세워둔 걸 보니 꾸준히 맛을 유지하고 있는 집인가 보다.

그 위쪽 파티션에는 식당의 역사를 보여주는 옛날 신문 기사와 역대 사장님들의 흑백 사진들이 액자에 걸려 있었다. 내 혀가 이런 유서 깊은 미슐랭 맛집의 깊은 맛을 제대로 감별해 낼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다.

벽면에 유명인들의 사인이 가득 걸려 있는 식당 내부 계단

식사 공간으로 올라가는 계단 쪽 벽면에는 유명인들의 사인이 담긴 액자가 빈틈없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오래된 맛집답게 꽤 많은 연예인과 인사들이 다녀간 흔적을 보니 장사가 정말 잘 되는 곳이라는 게 실감이 났다.

친구는 회사가 근처라 자주 온다는데 아주 맛이 좋다고 기대하는 눈치다. 화장실 앞 작은 조명이나 인테리어 소품들도 전통적인 분위기를 살려주고 있어서 어른들을 모시고 오기에도 좋은 분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접시에 넓게 펼쳐져 담긴 바싹 불고기와 그 위에 얹어진 파

자리를 잡고 불고기 정식을 주문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인 요리인 바싹 불고기가 넓은 접시에 담겨 나왔다. 오, 테이블에 놓이자마자 숯불 향이 고소하게 코를 찌른다.

보통 서울식 불고기 하면 뚝배기나 전골냄비에 국물이 자글자글하게 끓는 형태를 떠올리는데, 이 집 불고기는 다른 맛이다. 이름 그대로 국물 하나 없이 고기를 바싹 구워내서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파를 곁들여 한 입 먹어보니 고기 간이 기가 막히게 달달하다. 고기를 불에 바싹 구웠는데도 신기하게 씹으면 육질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예전에 갔던 북악정의 소고기도 야들거리고 참 좋았는데, 여기 바싹 불고기도 그에 못지않게 입에 착 감기는 식감이 훌륭했다.

바싹 불고기와 밥, 국, 김치 등 여러 가지 밑반찬이 차려진 한 상

고기가 국물이 없는 짭짤한 스타일이다 보니 곁들여 먹는 반찬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정식 메뉴라 그런지 테이블에 반찬이 꽤 다양하고 정갈하게 깔렸다. 샐러드, 무생채, 콩자반, 나물, 쌈 채소에 시원한 콩나물국까지 밥반찬으로 집어 먹기 좋은 것들이 한상 가득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맛있게 먹었던 건 배추김치와 백김치 같은 김치류였다. 간간한 고기 맛을 시원한 김치가 싹 잡아줘서 메인 요리만큼이나 반찬을 계속 집어 먹게 된다. 역시 맛있는 집은 메인만큼 반찬이 맛있다.

식사를 마치고 보니 맛은 확실히 훌륭했지만 바싹 불고기의 가격은 다소 비싸게 느껴지긴 했다. 그래도 정갈한 반찬 구성이나 고유의 고기 맛을 생각하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