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베이징덕, 마오-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서울에서 먹는 북경오리

+ 이후 한 번 더 방문하고 먹은 것들.

하얀 접시에 담긴 가지 튀김 위에 붉은 소스가 뿌려져 있다.
하얀 접시에 밥과 함께 고기, 채소가 들어간 볶음 요리가 덮여 있다.
하얀 그릇에 해산물과 채소가 들어간 붉은 국물 요리가 담겨 있다.
하얀 그릇에 새우, 버섯, 피망, 누룽지가 들어간 걸쭉한 국물 요리가 담겨 있다.
하얀 접시에 데친 청경채와 윤기가 흐르는 짙은 갈색의 고기 조림이 담겨 있다.

이제 막 6월을 지났는데 날은 찜통 같고 월요일이라 왠지 모르게 힘이 없다. 점심을 같이 먹는 멤버들도 어깨가 축 처진 것이 뭔가 보양을 할만한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점심임에도 불구하고 큰돈 써서 입 맛이 도는 요리를 먹기로 하여 간 곳이 ‘마오’다. 마오는 이태원이 본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분점들이 꽤나 생겼다. 그중 오늘은 회사 근처인 서초점을 찾았다.

초록색 외관의 건물 1층에 마오라는 붉은색 간판이 걸려 있다.

베이징 카오야, 베이징덕, 북경오리, 페킹덕 등 여러 나라 말과 여러 단어로 불리는 북경오리요리를 주로 파는 곳인 마오는 분점임에도 불구하고 들어가면 종업원들의 중국어 소리에 베이징 여행을 온 기분마저 든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를 보니 메뉴판에 떡하니 마오쩌둥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한국 사람들이야 빨갱이의 두 번째 우두머리겠지만 중국사람들에게는 영웅 중에 영웅 아니겠는가. 물론 지금 중국이란 나라의 국가 이미지가 떨어질 대로 떨어져서 별 감흥이 없지만 중국인이 마오쩌둥의 이름으로 레스토랑을 차렸으니 기대가 된다.

마오쩌둥의 초상화와 천안문 그림이 붉은색으로 인쇄된 메뉴판 표지이다.
북경오리 메뉴와 가격이 적힌 메뉴판 페이지
다양한 식사류 메뉴의 이름과 가격, 사진이 적혀 있는 메뉴판 내부 페이지이다.

상해에서도 서울에서도 북경오리를 주문하면 정말 다이어트 심하게 한 오리가 항상 왔다. 사람 수도 네 명이라 주저없이 대자에 각자 먹을 식사류를 하나씩 정했다. 워낙 북경오리가 오래 걸리는 음식이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오래 걸리는 것 같다. 20분에서 30분 정도를 기다리고 난 후에야 오리와 같이 먹을 재료들이 서빙되고 마침내 북경오리가 서빙되었다.

하얀 접시에 채 썬 오이와 파가 수북이 담긴 모습
작은 흰 종지에 담긴 검은색 소스
타원형 접시에 먹기 좋게 썰린 구운 오리고기
접시에 담긴 구운 오리 다리와 뼈 부위 고기들
테이블 위에 북경오리, 채소, 밀전병, 소스 등이 차려진 상차림
얇은 밀전병 위에 채 썬 파와 소스를 묻힌 오리고기 한 점이 올려진 모습
하얀 그릇에 담긴 짜장면 위에 채 썬 오이가 고명으로 올려진 모습

북경오리가 나오고 이윽고 짜장면이 나온 뒤 물개박수와 사진 찍기 시간이 왔다. 그리고 마침내 한 점 먹으니 와! 진짜 살 것 같다. 닭보다 오리가 더 부드러운데 껍질을 바삭하게 만드니 딱 참숯에 구운 닭이다. 아니 그렇게 말하면 치킨이랑 비교가 되는 것 같지만 감히 치킨 따위랑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밀전병에 싸서 씹어 먹으면 멕시코의 퀘사디아를 먹는 것 같으면서 안의 내용물은 잘게 부서지지 않고 식감이 아주 좋은 오리가 씹힌다.
점심에 온 것이 후회가 될 정도로 정말 시원한 맥주나 아니면 아주 독한 술과 함께 먹고 싶다. 이 가게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서빙하는 분들이 중국인이라서 그런지 정말 느긋하고 불러도 잘 안 오시며 음식이 서울 기준으로 정말 늦게 나온다는 것이다. 점심을 칼같이 지켜야 한다면 조금 어려울 수 있다. 가격이 점심치고는 상당히 비싸지만 분기에 한 번 특별한 음식이 생각난다면 마오에서의 북경오리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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