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냉동삼겹살, 나리의 집-처음 냉동삼겹살을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는 냉삼집 20251002

붉은 벽돌 건물 1층에 나리의 집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식당 외관 모습이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서니 빨간색 타일이 발라진 벽면과 빽빽하게 들어찬 테이블이 눈에 들어온다. 밖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사람들이 꽉꽉 차 있어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나리의 집이 냉삼을 처음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웨이팅이 상당히 길다. 시끌벅적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딱 퇴근 후 소주 한 잔 걸치기 좋은 노포 그 자체다.

이태원이라는 위치 특성상 외국인 손님이 꽤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둘러보니 손님들은 거의 다 한국인이었다. 그래도 우리나라 냉삼 문화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고 가게의 히스토리도 깊으니 외국인 친구를 데려오기에는 꽤 괜찮은 장소인 것 같다. 다음에는 외국인 친구와 함께 와서 삼겹살 굽는 법을 전수해줘야겠다.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분들이 일사불란하게 불판에 호일을 깔고 밑반찬을 착착 깔아주신다. 회전율이 워낙 높아서 그런지 일하시는 분들의 손놀림이 거의 기계 수준이다.

붉은 타일 벽으로 장식된 식당 내부에 많은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곧이어 쟁반 한가득 담긴 냉동삼겹살이 등장했는데, 고기 빛깔을 보고 꽤나 놀랐다. 냉동인데도 고기의 질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신선하고 좋아 보였다. 장사가 잘 되는 집이라 고기가 묵을 새 없이 바로바로 소진되다 보니 신선도가 유지되는 것 같다.

불판이 달아오르자마자 은박지 위에 고기를 척척 올렸더니 팍!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찌른다. 예전에 가족들과 먹었던 북악정의 고급스러운 고기 못지않게 이 투박한 냉삼만의 강렬한 매력이 있다. 얇아서 금새 익으니 배고픈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안주가 없다.

고기가 익는 동안 밑반찬들을 하나씩 집어 먹어봤는데 반찬들이 하나같이 다 맛깔난다. 도톰한 계란말이부터 매콤달콤한 오이무침, 아삭한 콩나물과 김치까지 버릴 타선이 없다. 특히 이 집 파절이가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어서 삼겹살의 기름진 맛을 완벽하게 잡아준다.

바삭하게 익은 고기 두 점을 집어 기름장에 콕 찍고 파절이를 듬뿍 얹어 입에 넣으니 그야말로 환상이다. 이 맛을 보고 어찌 소주를 안 시킬 수 있겠는가. 고기 한 점에 소주 한 잔씩 들이켜다 보니 이게 술인지 물인지 헷갈릴 정도로 부드럽게 넘어간다. 예전에 든든하게 먹고 마셨던 미스터국밥 때보다 오늘 술자리가 더 달게 느껴진다.

먹다 보니 온몸에 고기 냄새가 훈장처럼 배어버려서 지하철 타기가 살짝 민망해질 정도였다. 냄새가 깊게 배는 건 어쩔 수 없는 단점이라서 아끼는 옷은 입고 오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섬유탈취제를 아무리 뿌려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마성의 냄새다.

은박지를 깐 불판에 냉동 삼겹살을 굽고 있으며 주변에 파절이와 계란말이 등 다양한 밑반찬이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