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미슐랭 모밀집, 유림면-미슐랭이자 서울미래유산인 이유가 있는 모밀 우동 맛집 20210227
2021. 3. 13.청주에서 올라온 애한테 뭘 먹여야 서울의 맛을 보여줄 수 있을까? 서울에 살면서 서울을 잘 모르는 나라서 누가 서울로 놀러오면 뭘 먹으러 갈지 항상 고민이 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런 고민에 빠졌다. 거기에 어제 폭음으로 인한 숙취로 인해 자극적이거나 퍽퍽한 음식은 도저히 넘기지를 못할 것 같았다. 그러다가 목넘김이 좋으며 해장도 할 수 있는 우동과 모밀이 생각났다. 그렇게 서울역 근처에 있는 아주 괜찮은 모밀집으로 이름난 유림면에 가기로 했다. 유림면은 그냥 맛있는 집이 아니고 서울시에서 지정한 서울미래유산이다. 거기에 이번에 빕구르망으로 미슐랭에 들어갔다. 이른바 믿고 갈 수 있는 맛집이랄까. 한 번도 간 적이 없지만 이 두 타이틀을 획득한 것으로 말은 다했다. 우리는 골고루 먹어보려고 메밀국수와 비..
보광동 냉동삼겹살, 잠수교집-"냉동삼겹살은 오래된 삼겹살이다"란 고정관념을 없애준 냉삼집 20210212
2021. 3. 2.맨날 먹던 고기와 회는 좀 물려서 뭔가 색다른 게 없다가 생각난 게 냉동삼겹살이다. '이것도 고기인데 뭔 소리냐?'라고 할 수 있지만 매번 먹던 고기들은 생고기들이라서 내 기준에선 다른 카테고리이다. 여하튼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생각해서 싼 맛에 소주 분위기로 가려고 했는데 분위기는 그럴 수 있지만 가격은 생고기값이란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게 냉삼을 팔길래 그러냐며 서둘러 "잠수교집"으로 갔다. 재작년인가 작년인가부터 냉삼이 한 번 확 유행을 했었는데 그 때는 먹지 않았다. 정신이 없었던 것도 있었고 뭔가 트렌드라고는 하는데 굳이 냉삼을 먹을 게 있나라는 생각으로 찾지 않았었다. 트렌드는 돌고 돈 다지만 냉삼이 유행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그런 날이 왔다. 그런 트렌드를 이끈 집 중 하나가 잠수교..
서귀포 하와이안 해물찜, 글라글라 하와이-제주에서 먹는 이색적인 해물찜 20210208
2021. 3. 1.어제 고등어회를 먹고 숙소에서 해수탕으로 땀을 쭉 빼고 나서 잤더니 벌써 점심 먹을 시간이다. 책 좀 보려고 왔지만 책을 잘못 가져와서 머리만 아프고 밖은 바람이 너무 세서 뭔가 하고 싶지는 않고 여행 와서도 그냥 그렇다. 점심이라도 좀 제대로 먹고 기분을 전환해 보자 하여 어제 소개받은 글라글라 하와이에 들렸다. 이태원에 가면 많이 보이는 하와이안 스타일의 매콤한 해산물찜을 제주에서 파는 곳인데 "글라"는 제주도 말로 "가자"는 뜻이라고 한다. 방언과 외국지명을 합하였는데 입에 짝짝 달라붙는 재미난 가게 이름이라 생각된다. 블로그를 보니깐 성수기에는 줄 서서 먹는 곳이라는데 코로나에 겨울이다 보니 사람이 없어서 휑하다. 그나마 유럽에서 온 것 같은 자전거 라이더들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쉬고 있다. 그걸..
서귀포 고등어회, 부두식당-제주 남서쪽 모슬포항의 맛집 20210207
2021. 2. 20.코로나로 힘든 와중에 개인적인 일들도 겹치고 가장 취약한 환절기가 오다 보니 하루하루 있기가 너무 힘들다. 훌쩍 멀리 떠나고 싶지만 코로나로 그럴 수도 없고 그나마 멀리 온 게 제주다. 아무것도 안 하고 책이나 보다가 올라갈 생각인데 먹는 게 문제라 아는 형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렇게 형이 데리고 간 곳이 부두식당이다. 모슬포항에는 "미영이네" 고등어회집이 유명해서 글루 갈까 했다. 하지만 형이 부두식당을 소개해주면서 밑반찬의 스타일이 조금 다르고 구이류와 여러가지 횟감이 있어 더 괜찮다고 말해서 바로 목적지를 옮겼다. 도착하고 보니 이미 가게 안은 가득 찼고 대기열이 막 생기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가게들을 잘 찾아오는지 대단하다. 가게는 코로나 시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불야성으로 꽤 일찍 왔는데도 이..
홍대 콜키지 프리 및 애견동반 식당, 마레스타-와인도 맘껏 가져갈 수 있는데 맛도 괜찮은 곳 20201031
2020. 11. 21.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어디에서 이 와인을 까야하나" 고민을 하게 된다. 그것도 여러 명이 모이는 자리라면 병당 만 원이나 이만 원이 모여 어느새 콜키지 가격이 음식 가격과 맘먹는 수준에 도달한다. 거기에 와인잔도 바꿔주지 않는 콜키지라면? 우리 집 강아지와 고양이와 함께 밥을 먹고 싶은데 어지간한 레스토랑은 동물 출입 금지다. 날리는 털로 인해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니 어지간해선 애완 출입 가능 식당을 찾지 못한다. 이런 문제에 딱 맞는 해결책이 오늘 소개할 홍대 마레스타다. 콜키지 프리라고는 되어 있지만 한 가지 룰이 있다. 콜키지 메뉴를 하나 꼭 선택해야 한다는 것. 혼자 와서 먹는다면 부담이 되지만 여러 명이 온다면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다. 특히, 마레플레이트와 만조풍기는 와인과 먹..
교대 삼계탕 닭볶음탕, 3대 삼계장인-삼계탕과 닭볶음탕 중에 무엇을 대표라고 해야할지 고민되는 가게 20201104
2020. 11. 9.복날이 되면 쓰려고 아껴놓은 가게였는데 복날에 쓰는 것을 까먹고 애먼 11월에 방문하고 쓴다. 교대와 서초역 근처에서 삼계탕을 파는 집은 몇 군데 있지만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은 두 군데 정도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오늘 이야기할 3대 삼계장인. 개인적으로 삼계탕보다는 수비드 닭볶음탕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서 닭볶음탕을 먼저 이야기해본다. 수비드(sous vide)란 조리법이 갑자기 서울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더니 수비드 머신도 잘 팔리는 시점에 도달했다. 그런 트렌드에 맞춘 것인지 아니면 예전부터 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삼계장인에는 수비드 닭볶음탕이라는 어디 가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메뉴가 있다. 닭가슴살 부위를 수비드 조리법으로 아주 촉촉하게 만든 뒤 미리 끓인 닭볶음탕에 "얹혀"만 놓는다. 수비드란 조..
한남동 야끼니꾸, 호박식당 한남점-본점보다 더 중요한 분점. 자전거 라이딩 후 먹기 좋은 고기집 20201018
2020. 10. 27.남산은 서울 자전거의 성지다. 주말에 그 시작이 되는 한남오거리에 있다 보면 정말 무수히 많은 자전거들이 지나다닌다. 나도 그중 하나로 로드 자전거를 타고 남산을 갔다가 다시 한남오거리로 돌아오곤 한다. 한남동은 10년간 살았던 곳이기도 하고 힘든 시기를 보냈던 곳이기도 하여 내게 특별한 곳인데 최근에 자전거라는 매개체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같이 라이딩을 하는 친구들과 남산을 다녀오고 나면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을 한다. 무더운 여름에는 곧 포스팅할 "동아냉면"에 자주 갔지만 지금처럼 간절기가 되면 냉면을 먹기에는 조금 쌀쌀하다. 이럴 때 내가 추천하는 곳이 "호박식당"이다. 한남오거리 대로에는 한와담이라는 프리미엄 소고기집이 있다. 거기에 더욱 고급화한 것이 한와담 블랙이다. 이 지역에서는 꽤나..
시청 족발, 만족오향족발-서울 3대 족발이란 명성에 맞는 족발집 20201010
2020. 10. 21.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울 3대 족발"이란 리스트가 있다. 오늘 포스팅하는 만족오향족발과 성수족발, 영동족발인데 이 중 프랜차이즈로 여러 지역에 족발집을 낸 것은 현재까진 만족오향족발 뿐이다. 물론 맛이라는게 요리경연대회처럼 1위부터 꼴등까지 나래비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미는 없다. 3대 족발이라해도 그냥 그런 곳도 있다. 교대에도 만족오향족발집이 있어 찾아가 봤는데 명성보다 별로였다. 그러다 이번에 모임이 있어 본점을 가게 되었는데 갖고 있던 실망감을 한 방에 "이것이 본점의 맛이다!!" 라고 하며 날려주었다. 오향족발의 오향이 알고 있던 다섯가지 재료로 만드는 족발인지는 모르겠지만 잡내도 없이 쪄내는 것보니 들어갔을 것 같다. 오향족발에는 특별한 두 개의 메뉴가 있는데 불족발과..
교대역 돈까스, 카츠공방-교대에서 튀김으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곳 20201015
2020. 10. 18.우선 세 손가락의 기준은 엄연히 내 기준인 것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돈가스야 사실 맛이 있어봐야 거기서 거기고 정말 튀김옷이 벗겨지거나 눅눅하게 내놓지 않으면 평타 이상은 하는 음식이다. 그러다 보니 "와! 여기는 정말 괜찮은데?"라고 말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튀는 곳들이 있으니 오늘 소개할 집이 그런 집이다. 교대를 중심으로 예술의 전당까지 정말 많은 돈가스, 새우 가스 등을 파는 돈가스집들이 있다. 바로 생각나는 것만 해도 허수아비 본점, 서울교대 앞에 있는 다동이다. 가격이 장점이거나 맛이 장점인 집인데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는 꽤 먼 거리이다. 이 근처에는 아주 괜찮다 싶은 돈가스 집은 없고 한 끼 먹기 좋은 일반적인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돈가스 집들만 다녔는데 카츠 공방은 좀 다르다. 언제 ..
신사역 중국집, 북경반점-양하대곡과 함께한 중국요리 퍼레이드 20200926
2020. 10. 3.신사역을 나와 가로수길을 가기 전에 먹자골목이 나온다. 리북집을 비롯해 오래도록 장사를 해온 집들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서 시시각각 변하는 가게들이 잘 어울러져 있는 곳이다. 오늘 소개할 북경반점은 이 동네 터줏대감으로 어릴적에 짜장면과 볶음밥이 맛있어서 자주 오던 곳이다. 가게 이름도 특별하지 않고 가게 인테리어도 별로 특별할게 없는 집이다. 그냥 전형적인 동네 중국집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결혼식이 끝나고 온터라 한 번도 못먹어본 음식들을 먹어볼 예정이다. 요즘 코로나라서 결혼식을 해도 식사가 나오지 않고 선물을 준다. 오늘 한 결혼식은 와인을 답례품으로 주어 와인 콜키지를 가려했으나 딱히 마땅한 곳이 없어 신사역 근처를 서성였다. 그러다 애주가인 멤버가 북경반점 벽에 있는 양하대곡을 보고 들어가버렸다...
한남동 치킨집, 한남동 한방통닭구이-기름에 튀기지 않고 참나무로 구운 치킨 20170803
2020. 8. 22.2019년 7월 사진 추가 내가 고려대 근처로 이사를 오기 전까지 살았던 곳이 한남동이다. 얼추 7년 정도 산 것 같다. 이 동네 살면서 좋았던 점은 한강과 남산이 가까워서 자전거를 타거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걷기 좋은 길이 있고 맛있는 집들이 여러 곳 있다는 점이다. 집값이 비쌀 수 밖에 없는 환경적 요소(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맛있는 집이 많다면서 왜 포스팅은 안하냐고 물어본다면 내 몸에 빙의된 귀찮음때문이지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전에 포스팅한 브런치집이외에도 네다섯곳 정도 소개를 하고 싶은 곳들이 있을만큼 맛있는 집이 많은 곳이다. 오늘 포스팅 할 곳은 그 중 하나인데 너무 늦게 포스팅을 한 탓에 이미 유명해질대로 유명해져서 포스팅을 하나마나..
고대 오마카세, 우정초밥-가성비가 좋은 오마카세 초밥집 20200709
2020. 7. 20.고려대 근처에서 카카오맵처럼 식당 평점이 보이는 지도나 앱을 사용하면 꽤 높은 평점을 받는 초밥집이 있다. 이름은 우정초밥. 일반 초밥집 같아 보이지 않아 잘 읽어보니 오마카세를 하는 집이다. 그런데 가격이 엄청 저렴하다. 오마카세라면 기본 3만원이 넘는 가격이고 거기에 유명세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더해진다면 10만원은 우습게 넘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정초밥은 점심 16000원 저녁 21000원이다. 이 정도면 프랜차이즈 초밥집의 모둠초밥과 거의 비슷한 가격이다. 예약도 따로 없고 런치는 11시, 디너는 17시에 직접 가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와야 한다. 딱 지역 주민들만을 타겟으로 영업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격도 대학생들의 지갑 사정을 생각해서 저렴하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