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마지막 날. 왠지 휴가를 떠나면 휴가가 끝나는 것이 아쉽겠지만 혼자서, 그것도 남자 혼자서 커플과 신혼부부의 땅인 코타키나발루에 와서 어떻게든 9일을 버티다 마지막 날을 맞이하니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누구는 친구를 만들어서 놀면 되지 않겠냐고 반문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친화력 좋거나 혹은 유럽처럼 아시아인이 별로 없을 경우고 나처럼 낯은 엄청 가리면서 한국인과 중국인이 인구의 절반인듯한 곳에서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마지막 날을 그냥 버릴 수는 없어서 마지막으로 래프팅을 하고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투어비용은 가격은 5만원 정도였는데 멍청하게 또 까먹어서 가계부에는 적어놓지 못했다. 대부분의 투어가 그렇듯 8시면 소형 버스가 호스텔 앞으로 와서 픽업해간다. 오늘은 아주 반갑게도 한국인들..
워낙에 몸뚱아리가 술을 못받아서 항상 고생했던 나다. 먹을 때는 상관없는데 먹고난 다음날이면 엄청난 두통과 온 몸에서 나오는 열로 인해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지금이야 나름의 치료법을 찾아서 포카리스웨트 1.5리터와 종합비타민 한 알, 컨디션 같은 숙취해소제를 먹어서 최대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여행을 하는 경우엔 어떻게 해야할까? 정답은 "그냥 뻗어있는다." 이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인데 이온음료 사러 나가기도 힘들고 비타민은 커녕 밥도 제대로 못먹어서 힘이라곤 정말 1도 없었다. 정말 체력좋은 외국 친구들은 "어제 언제 들어왔어? 우리 너 찾았는데 번호가 없어서 걱정했어. 다음에 또 봐~ 안녕~" 하면서 각자의 갈 길을 떠났다. 4시가 쫌 넘었을까? 드디어 몸이 뜨겁지 않고 머..
이번 포스팅은 사진이 없다. 정확히는 사진이 있지만 잘 모르는 애들이고 구글로 검색하다 자기 사진 나왔을 때 기분이 좋을지 나쁠지 전혀 알 수 없어 글로만 적는다.제목처럼 만타나니에서 돌아온 뒤에 만취하여 침대에 기절했다. 뭔 일이냐면저녁을 먹고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오니 9시쯤 되었다. 항상 이 시간이면 혼자 코타키나발루에 놀러온 남자답게 공항에서 사 온 술과 어포를 뜯으며 누가 나한테 말 좀 걸어줬으면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난 워낙에 말을 잘 못거는 성격인데다 특히 외국애들과는 영어로 대화를 해야해서 절대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그래서 사용하는 것이 술인데 술을 마시고 있다보면 냄새를 맡고 한 명 두 명 알아서 모이기 시작한다. 사실 이것도 그 전까지는 운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잘 안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