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잘 쉬고 체력도 엄청나게 기른(?) 빡센 휴가가 몇 시간 남지 않았다. 비는 오락가락하고 있고 호텔에 더 이상 누울 수도 없기에 돈을 탈탈 털어서 호텔 음식이나 한 번 먹어보고 가기로 했다. 막상 돈을 많이 쓰겠다는 각오를 하고 레스토랑에 갔음에도 가격이 평범해서 뻘줌했다. 레스토랑에는 사람이 우리 뿐이었다가 일본인으로 보이는 여자 한 명이 테이블을 하나 더 채웠다.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비가 와서 그런지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았지만 고기와 와인이 나오니 다시 에너지 넘치기 시작했다. 우울할 땐 고기앞으로 가라는 말이 헛말이 아니다. 베트남의 물가에 비해 비싸서 그런지 음식의 맛이 보통이 아니다. 특히 볶음밥은 그 어느 곳에서 먹은 것보다 고급스러운 맛이 느껴졌다. 이래서 돈이 좋..
인간이 한정된 시간에 할 것은 없고 지루함을 느꼈을 때 얼마나 사고가 자유롭게 변하는지 이번 여행에서 깨달았다.밥을 먹었지만 다낭이 태풍의 영향에 제대로 들어간 바람에 비행기가 뜨기 전까지 할게 없었던 우리는 날씨탓만 할 수는 없었다. 뭔가는 해야겠는데 뭐가 재밌을까 고민을 하다가 어떤 유튜브 영상에서 베트남 이발소에 대해 기록한게 떠올랐다. 평소라면 조금이라도 더 생각을 해보고 어디까지 피해를 볼지 고민을 했겠지만 지루함이란 악마는 나를 그냥 냅두지 않았다. 그렇게 가면서도 낄낄대며 재밌겠다고 생각한 이발소 방문기다. 지금보니 바버샵이 아니라 바바샵이네. 분명 들어갈땐 바버샵이었는데 뭐 긴말 필요없다. 들어가니 어떤 스타일을 원하냐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앉힌다. 그리고 냅따 천을 두르고 자르기 시작한..
더욱더 힘을 내서 게으르게 아침을 시작했더니 아침이고 뭐고 스킵하고 바로 점심이다. 왠일로 오늘은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으러 가자며 미케비치 근처로 그랩을 타고 갔다. 큰 길이 아닌 골목길에 위치해서 동네 산책을 강제로 해야했던 우리는 원래는 버거브로스에 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튀어나온 리트리버가 반갑게 맞이해 주는 서프 샤크로 들어갔다. 순둥순둥한 강아지가 있어 좋기는 한데 이 놈 냄새가 몇 일은 안씻은거 같다. 햄버거를 먹는지 똥을 먹는지 헷갈리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배는 이미 고프고 더 걸을 기운은 있지도 않았다. 보고 있어도 뭐가 뭔지 몰라서 왠지 이 집 시그니처일 것 같은 더블더블을 주문했다. 이 녀석의 관심사는 오로지 저 공이다. 손님을 반갑게 맞아주는 것도 저 공 던져달라고 요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