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생일 기념으로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스시히노하루라는 곳을 예약하고 다녀왔다. 우리집 식구들이 워낙 양이 적은 사람들이라서 이것저것 많이 시켜 먹는 것보다는 오마카세가 나을 것 같았다. 예약 시간보다 좀 일찍 가서 그런지 왠걸 손님은 우리뿐이고 이제 막 오픈 준비를 하시는 분위기였다. 압구정이나 청담처럼 고급 오마카세가 몰려있는 동네가 아닌 경희대 근처 상권인데 7만원대 가격이라, 그닥 저렴한 것도 그렇다고 엄청 비싼 것도 아닌 느낌이다.


자리에 앉으니 셰프님이 요리를 하나씩 정성스럽게 내어주신다. 처음에는 자갈 장식 위에 아기자기하게 담긴 가지 요리와 젤리 같은 에피타이저가 나왔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설명을 열심히 해주셨지만 내 붕어빵 기억력으로는 다 기억하지 못했다. 이어서 나온 오크라가 올라간 계란찜은 부드러워서 빈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기 좋았다.


식사 내내 셰프님이 밥알 수나 간이 어떤지 세심하게 물어보시면서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챙겨주셔서 참 친절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큼한 젤리와 오렌지가 올라간 요리도 입맛을 돋우기 좋았고, 전복 요리도 인상적이었다. 전복 내장 소스에 전복을 찍어 먹고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 먹는 건 언제 먹어도 맛이 기가 막히다.



달달하고 짭쪼름한 생선 조림까지 다 먹고 나니 전체 식사 시간은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이 가격의 두 배쯤 하는 비싼 오마카세 집들에 비하면 솔직히 조금 투박한 구석이 있긴 한데, 가격 대비 생각하면 꽤 괜찮은 퀄리티다. 대학생들이 기념일에 돈 모아서 기분 내러 오기에 충분히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가족들도 다들 만족스럽게 먹고 나와서 다음 특별한 날에도 왠지 다시 오게 될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