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서귀포 근처 흑우 전문점, 흑한우명품관

흑한우명품관 간판이 걸린 건물 외관과 그 앞에 세워진 검은 소 동상

제주 할망께서 어제 직접 잡으신 맛있는 해산물을 구워 주셔서 보답을 해야 했다. 건너 듣기에 제주 해녀분들은 대부분 회를 안 좋아하셔서 굽는 요리 쪽으로 생각을 했다. 역시 한국에선 구이 요리로 최고급은 한우인지라 한우 가게를 알아보았다. 검색하다 독특한 가게가 하나 나왔는데 오늘 소개하는 ‘흑한우 명품관’이다. 흑우라는 것이 있는지도 처음 들었는데 블로그에 쓰인 설명을 보니 ‘제주 사람들이 접대하는 곳’이라고 쓰여 있다. 일단 설명은 어마어마한 것처럼 보여 속는 셈 치고 어른들 모두 모시고 왔다.

제주도 하면 흑돼지가 유명한데 한우도 검은 게 유명한지 이름이 흑한우다. 할망께서 어제 말씀하실 때 흑돼지는 전부 서울로 올라가서 제주도에 흑돼지가 얼마 없다고 검은 거 너무 믿지 말라하셨는데 이 흑우들은 어떨지 조금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농협에서 운영하는 곳이라서 (하나로 마트와 함께 있다) 그나마 조금 신뢰는 되었다.

파란 하늘 아래 여러 대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야외 주차장

메뉴를 보니 가격이 확실히 비싼 편이다. 흑우가 좀 더 비싼데 특수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직원분께 설명을 들어보니 흑우가 한우보다 마블링이 적어 좀 더 담백하다고 하는데 마블링을 좋아하는 동북아시아 민족 중 하나인 곳이라 그게 과연 더 비싼 이유가 되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일반한우 모듬구이, 명품등심, 생갈비 등의 메뉴와 가격이 적힌 메뉴판
흑한우 모듬구이, 생갈비, 토시살 등의 메뉴와 가격이 적힌 메뉴판
육회, 식사류, 와인, 음료수 등의 메뉴와 가격이 적힌 메뉴판

흑한우로 주문을 하고 기다리니 반찬이 셋팅이 된다. 반찬은 고급 레스토랑답게 굉장히 깔끔하다. 가격에 비하면 뭔가 대단한 게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부족함이 없다. 맛없는 반찬들을 여러 개 차려서 생색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이윽고 고기가 나오고 종업원이 직접 구워 주신다. 흑우 맛은 어떠냐고 누가 묻는다면 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 맛이 없어서 모르겠는 게 아니라 너무 맛있어서 모르겠다. 약간의 차이를 느낄 정도로 고급 미각을 가졌다면 모를까 이건 뭐 그냥 너무 맛있어서 몸이 나른해질 때까지 꾸역꾸역 넣으니 흑우든 일반 한우든 사실 상관없었을 것 같다.

여기는 주차장만큼 실내가 넓다. 이 넓은 공간을 전혀 부족함 없이 종업원들이 채운다. 정말 매우 분주하게 움직여서 조금이라도 오래 기다린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하얀 접시에 담긴 생고기와 소시지, 새송이버섯
불판 위에 고기가 올려져 있고 주변에 다양한 밑반찬이 차려진 테이블
불판 위에서 구워지고 있는 먹기 좋게 자른 고기와 소시지, 마늘

고급 식당답게 가격이 많이 나왔다. 그래도 잘 대접했다는 생각이 들게 음식과 서비스가 높은 수준이다. 서귀포 쪽을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한다면 마지막 날 피날레로 들리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소 모양의 금속 부조가 장식된 검은색 벽면 아래에 메뉴 마감 안내판이 놓여 있습니다.

2022년에 겨울 한라산을 다녀오고 다시 방문했다.

얇게 썬 소고기가 부위별로 담긴 둥근 접시 위로 집게를 든 손이 보입니다.
마블링이 선명한 소고기와 버섯, 감자 조각이 둥근 흰 접시에 정갈하게 담겨 있습니다.

지난 흑우의 기억이 너무 좋았지만 한우와 별 차이가 없다는 것도 알았기에 오늘은 일반 한우 모듬을 먹었다. 가격도 5년 전에 비해 대폭 올랐지만 음식과 서비스는 그대로라 기진맥진한 몸에 영양분 채워주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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