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각이지만 근처에 시장이 열렸다고 해서 저녁도 먹을겸 들르기로 했다. 걸어가기에는 먼 거리라서 몬 다리에서부터 시장까지 데려다 주는 오토바이를 빌려 한 명 씩 타고 도로를 질주한다. 택시도 툭툭도 아닌 또 다른 태국의 교통수단이다. 돈을 아끼고자 세 네명이 동시에 오토바이에 탔지만 차도 별로 없고 자기 집 안방처럼 편안하게 수다 떨면서 운전하는 운전수 덕분에 무섭거나 불편하진 않다. 빨간 머리 소녀가 이 시장에서 가장 이쁜 소녀 같다. 이 집만 유독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신기하게도 어느 시장을 가더라도 입구에는 주전부리를 파는 먹거리가 항상 있다. 마치 '여기 시장이 있다!!!!'라고 시장이 소리지르듯이 맛있는 냄새로 저 멀리서부터 소리도 없이 호객행위를 한다. 상카부리 시장도 온갖 음식들로 호..
2016년 들어서 첫 여행을 오고 소주를 거하게 했더니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칼칼하다. 시간이 있을 때 서울에서라면 북엇국이나 콩나물 해장국을 즐겨 먹는 편인데 여긴 강원도이고 하니 여기서 유명한 음식으로 해장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물회'. 예전에 제주도에서 아침에 물회를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속이 개운해지면서 술 마시면서 날아간 수분이 전부 보충되는 좋은 느낌을 받았었다. 술 마시면서 불현듯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르더니 술보다는 다음날 해장으로 물회를 먹는게 더 기다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겼다. 그렇게 간단히 술을 마시고 약간 안좋은 컨디션으로 해장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어디에서 먹어볼까 검색해보니 전부 '묵호물회'만 결과로 나온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오늘 빌린 방은 우리나라의 방 개념보다는 사무실이 더 어울린다. 화장실 벽에 붙어있는 타일이 바딕에 깔려있고 창문도 사방으로 뚫려있어서 '나만의 공간'이란 느낌이 전혀 없다. 이런 곳에 오래 있으면 허리에 담 걸리기 딱 좋아보인다. 해도 점점 떨어지려고하니 그 유명하다는 몬 다리를 보러 가야겠다. 지나가는 똥개를 만나도 마치 강아지랑 같이 산책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한적한 동네다. 신기하게 미얀마(버마) 숙소가 태국에 있다. 미얀마랑 국경이 맞닿아 있는 지역답다. 조금 더 걸어가니 이 많은 숙박시설들이 존재하는 이유인 '몬 다리'가 살포시 얼굴을 내보였다. 몬 다리까지 가는 다리. 기둥은 몬 다리와 마찮가지로 목조다. 이 다리를 걸어서 갈 수록 몬 다리가 가까이 온다. 다리를 보면 정말 대충 성의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