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와서 가장 하기 힘든 것 중 딱 하나를 고르라면 와이파이 연결하는 것이다. 핸드폰을 잃어버린 상태라 누구와 연락하려면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맥북에어를 들고 다니면서 스타벅스에서 폼나게 엄청 비싼 커피 마시면서 150바트짜리 와이파이를 사는 멍청한 짓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다. 스타벅스를 가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거기엔 한국 사람, 특히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항상 꼭 있다. 저녁먹고 싶은데 혼자 먹긴 싫고 일행을 구하고는 싶은데 영어는 하기 싫을 때 스타벅스 가면 모든게 해결된다. 이번에도 역시나 해결. 이번에 만난 분은 내가 가지지 못한 길찾는 능력도 가지고 계시다. 어떻게 한 번에 헤매지도 않고 가시지? 진짜 대단하다. 그렇게 둘이 간 곳은 '팁 사마이'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몇 시간을 달렸는지 모르겠지만 방콕에 도착하니 새벽 5시다. 새벽 5시에 방콕 버스터미널에서 택시 잡는건 말도 안되게 어렵고 미터기를 끄고 달려도 태워만 준 것에 고마울 따름이다. 도착하고 300바트를 달라는데 정말이지 짜증이 나면서도 행복한 복잡미묘한 기분이었다. 바가지란 바가지는 다 쓰고 도착한 람부뜨리에는 당연히도 방이 하나도 없었다. 6군데를 50리터짜리 배낭과 일반 배낭을 앞 뒤로 메고 다니다 보니 그냥 길에서 자는 것까지 생각했다. 그러다 기적적으로 에라완 하우스에 방이 딱 하나 남아서 방을 구했다. 750바트 방이었는데 내가 묵은 방 중에 가장 비쌌지만 시설도 그냥저냥 그렇고 기분도 그냥저냥 그랬다. 하루 자는데 1000바트를 썼다. 한국 돈으로 약 4만원인데 겨우 이 돈에 기분이 언짢아지는..
돌아올 때랑 다르게 버스타고 방콕으로 돌아갔다. 생각없이 돈을 썼더니 현금이 부족해서 내 돈을 께가 계속 내줬는데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환전소가 있었다. 환전해서 돈을 갚으려니 여행하면서 쓴 돈은 자기가 낼테니 한국가면 나더러 내라고 한다. 어찌보면 쌩판 처음보는 사람인데 뭘 믿고 이러나 싶기까지 하다. 내가 알기로 이 곳 1년 연봉이 1만바트, 우리나라 돈 400만원 정도이니까 내가 적어도 한달치 월급정도는 얻어먹은셈이다. 한국에서 남자가 사는게 일반적인 문화에 있다가 여기와서는 손님이니깐 당연히 얻어먹으라고 하니 이것 참 헷갈린다. 태국 사람들도 불교국가답게 카르마(업보)를 중요시 생각하는데 이런 일들이 다 나중에 자기의 카르마에 도움이 되니 걱정말라고 이야기한다.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고 티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