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괜찮은 점심을 먹고 졸음이 조금 오려고 하는 때에 다낭 대성당을 보러갔다. 마지막으로 성당간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날림으로 종교생활을 하는 가톨릭 신자로서 창피하지만 그래도 이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일말의 아주 약간 남은 양심으로 들르게 되었다.코타키나발루에서 본 핑크 모스크처럼 다낭 대성당도 외벽이 핑크색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직접 가서 보니 핑크 모스크와 거의 비슷한 색이어서 신기했다.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둡게 변하더니 비가 내렸는데 비를 맞은 건물은 색이 더 선명해지는 것 같았다. 주변이 전부 불교국가이고 그 와중에 종교를 배척하는 공산당이 주요 정치 세력인 베트남에서 성당이 폭파 당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물론, 관광객인 나한..
이제 남은 휴일은 단 이틀. 오늘과 내일뿐이다. 나는 더욱더 움직이려 하지 않았지만, 친구는 더욱더 조식을 먹으러 뛰쳐나간다. 정말 대단한 놈이다. 느지막이 정신을 차리고 대충 음료수 하나 먹고 난 뒤에 서핑하러 또 신나게 해변으로 나가봤지만 하루아침에 바다가 몹시 화가 나 있다. 무슨 일인지 서핑보드 빌려주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베트남어로 막 뭐라고 하다가 태풍과 관련된 뉴스를 유튜브로 보여준다.그렇다 태풍이 온 것이다.그리고 우리 눈앞에 화가 난 바다는 태풍이 아직 도달하기 전의 성난 바다다. 재수가 없어도 이렇게 태풍급으로 없을 줄이야. 비가 와도 여행 가서 시무룩하지만 우린 당당히 태풍이다. 심지어 이 태풍에서 한 번 타보겠다고 서핑 보드도 빌렸다. 어제는 파도와 놀았다고 한다면 오늘은 파도와 3..
이제 정말 휴식만 취하는 첫 날이 찾아왔다. 늦잠따위는 허락하지 않고 조식 먹자고 흔들어 깨우는 옆 침대의 똥만드는 기계덕에 조식도 든든히 챙겨먹고 해변으로 나갔다. 세계에서 아름다운 해변 6곳 중 하나라는 미케비치가 다낭의 유일한 해변인줄 알았는데 호텔 엘리베이터에 붙은 설명을 보니 아닌가 보다. 다 가 볼 수 없겠지만 미케비치는 다른 곳에 안가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예쁘다.그냥 해변에 누워있기는 뭐하고 파도도 초보자인 우리가 타기 적당한 것 같아 서핑보드를 빌려 서핑을 하기로 했다. 포르투갈인지 어딘지 하여튼 유럽에서 온 사람이 하는 클래스가 한국인한테 유명한데 막상 가보니 이 지역 물가와는 너무 동떨어지게 비싼 가격을 요구해서 그냥 로컬에서 보드만 빌렸다. 만원도 채 되지 않는 금액에 썬베드도 함..